세계정상의 길은 멀다|세계축구 서울예선 결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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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한국은 잘싸웠다. 그러나세계정상을향한길은결코가까운것이아니었다. 지난10일부터 20일까지 열린 세계축구 15-1지역예선서울대회에서 한국은 모처럼의 열성적인 국민성원과 「홈·그라운드」의 이점으로 일본·호주를 누르고우승, 「로디지아」와 결승전을 벌일것으로 고대했으나 호주의 서구적인 체력과 「테크닉」의 벽앞에는 어쩔수없었다.
하지만 한국의 종합전적 1승2무1패(승점4)는 결코 실망인것만은 아니다. 그 전적속에는 「멕시코·올림픽」의 동「메달」인 일본을 2차전에서 2-0으로 누르고 호주와 1-1로 비긴 선전의혼적이있다.
한국은 서전인 한·일 1차전에서 기대에어긋난 「플레이」로 2-2「타이」, 온국민을 실망시켰다. 이때의 부진이 자극되어 한국은 나머지 3「게임」을 선전 감투했다.
특히 한·일 2차전서 쾌승한 것은 62년이래 두 번이나비겨 팽팽한 균형상태를 이루어온 한·일축구사의 쾌사였다. 이「게임」에서 만일 한국이 졌다면 그결과는 어찌되었올까?
국제적으로 그수준이 향상되고있는 일본과의 격차는 도저히 메울수 없었을것이며 상대적으로 한국의축구는 그생명을 잃을뻔했다.
한·일전뿐 아니라 한·호전을l-2, 1-1의 근소차로 진 것은 한국의 동양인 체질이 어느정도 서구의 「세미·프로」에도 육박할수 있다는 교훈을 주었다. 경기내용을 보면2승2무로 우승한 호주가 각종 기록에서도 우세했다. <별표기록참조>
이중에서 호주의 수많은 「롱·슛」과 35m이상의 긴 「드로인」에서 「헤딩」으로 밀어넣는 「슈팅」, 「파울」수가 많은 것은 「힘」에서「기」로 전환하려는 우리에게 어떤 암시적인 교훈을준다.
전반적으로 우리의 아쉬움은 선수의 대형화와 아울러 「스피드」및 체력의향상, 그리고 「볼·스톱」과 「패싱」의 정확성등 기초 「테크닉」의 완벽이다.
「에이스」인 이회택이 부진했던것도 「볼·컨트럴」이 미숙하고 「스피드」가 없기때문이란 것이라면 「팀·워크」에 앞서 개인기의 향상이 얼마나 중요한것인가를 잘설명해준다.
이번 대회를 마침으로써 한국축구는 소생할 가능성을 보였다. 그 길은 세계의 길이 아니고 당분간은 「아시아」지역으로 통하는 길로 축소되고있지만 온국민의 열성적인 호응과 선수들에게는 천부의 소질이 있기 때문에 그 기술을 연마하면 세계의 길도 결코 먼 것이 아니다.
쉬지않는 과학적인 「트레이닝」. 그래서 한·호 2차전서 임국찬이 PK를 실패하고 결정적인 「노·마크」의 「찬스」를 놓치는일이 없어야겠다. 또한 「볼」처리의 민속성도 키워야겠다. <윤경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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