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상화감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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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이번 국전에서 최고상에 추상작품이 결경됐다.
보수적으로만 생각해오던 국전에서 이것은 커다란 변혁이 아닐수없다.
하지만 추장작품을 말로 설명한다는 것은 어려운일이다.
시각예술(시각예술)이므로 자꾸보아 깨닫는 도리밖에 없다.
외국에서는 미술관이 많아서 어릴때부터 눈으로익혀 마음으로 이해한다.
흔히 작품의 이름이 무엇인가하고 기웃거림을본다.
그러나 추상학들 이해하는데 명제(명제)가 굳이필요한 것은아니다.
명제란 어린아이의 이름짓는 것과 마찬가지로 편의상의 것이다.
오히려 주의할것은 그작품에 담겨있는 작가의 내면 정신이다.
어떤 사람들은 추상작품을 설명 하는데 있어 음악을 인용하지만 전부 그렇게 볼수는 없다.
이번 대통령 수상작품의 주제는『흔적』이다.
생각컨대, 그림복판의 동그란 윤곽속에「코라지」(덧붙인것)를 하고 그 윤곽은 청·황동 아름다운 색깔로 무늬놓아 그것을 명제로 삼은 것같다.
그런데 문제는 주제가 아니라 작가개인의 문제-.
즐거움이라든지, 고민등을 그 둥글둥글한 속에 잘 집결시켰다는점이다.
20대의 청년작가로서 화폭의 바탕을 흰것으로 하여 더욱 감각을 신선하게했다.
그러나 엄격하게 추상작품의 우열을 가린다는 일은 더욱 어려운 노릇이다.
작품 하나만으로는 그런 구분은 불가능하다고까지 말할 수 있다.
다른 작품들과 비교하여『작품이 돼있다』든지『무리없이 처리했다』고 밖에 말할수 없다.
그것마저 안목을 통하여 느끼게 마련이다.
서양에서의 추상은 원래 동양으로부터 받아 들여진 것이다.
그런데 지금 우리는 서양의 추상을 역수입하여 모방의 과정을 거치고 있다.
그러나 이제『한국적인것』을 독자적으로 찾아 내야할 단계이다.
그것은「구도」나「선」같은것만이 아니다.
오히려 작가의 내면에 한국적인 것을 지녀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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