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6)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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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10월 10일은 「약의 날」로서 국민보건에 정진하고 있는 약계인들이 스스로의 사명에 대한 각성을 새롭게 하는 동시에 약에 대한 국민의 올바른 인식을 환기시키게 하는 날이다. 사람은 누구나 건강하고 오래 살기를 원한다. 이 세상에 태어나서 자신과 가정과 국가사회를 위하여 보람있는 일을 하려면 무엇보다도 건강해야 된다. 약은 질병을 예방하거나 치료하는데 쓰이는 물질이다. 그러나 약을 필요이상으로 과용하거나 남용하면 오히려 건강을 해치게 된다. 「비타민」이 성장을 촉진하고 각 조직의 정상적 기능유지에 필수불가결임에는 틀림없으나 이것도 하루의 소요량이상을 섭취하면 오히려 부작용을 유발한다.「호르몬」은 체내에서 생산되며 특수한 생리작용을 나타내는 작용을 하나 정상적인 사람에 있어서는 「호르몬」 제의 남용은 오히려 정상적인 기능을 저해하는 결과를 초래한다. 치료약도 마찬가지다. 의약분업이 되지 않고 있는 우리 나라는 일반대중이「매스컴」을 통한 약의 선전광고에 현혹되어 병의 증상이나 약의 성질도 잘 알지 못하고 약을 남용하는 경우가 많다. 약은 정도의 차는 있으나 부작용이나 독성이 아주 없는 약은 없다. 「항생물질」의 남용은 내성균의 생산을 조장한다.
가벼운 감기나 배탈에 항생물질의 사용은 가급적 피해야 되겠다. 「신경안정제」와 「각성제」의 장기복용은 환각증상이나 신경변질을 가져올 우려가 있으며 「아미노피린」 「설피린」과 같은 감기 약은 무 과립성 백혈구 병을 유발하며 「클로로호름」이 들어 있는 물약은 간장을 해친다. 이렇게되면 약의 잘못 사용은 건강을 위해서가 아니라 건강을 해치는 결과를 초래한다. 최근 우리 나라 제약계는 많은 발전을 가져왔으며 좋은 약을 많이 생산하고있으나 약의 독성이나 안정성에 대하여는 연구할 여지가 많이 남아 있다. 사회보장제도가 없고 의료보험 제도가 철저히 실천되지 못하고 있는 우리 나라에서는 국민 스스로가 각자의 건강을 유지하기 위하여 약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가져 보건약이건 치료약이건 약의 과용과 남용을 피해야 되겠다. 특히 유아나 발육기에 있는 청소년을 가진 부모는 더욱 조심해야 될 줄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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