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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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교련에서 하는 교육주문이 오늘로 시작한다. 지난여름서부터 지금까지 우리가 보고 겪어온 학원상황에 비추어서 이번 행사에는 어떤 유별난 뜻이 있을 법한 일.「무슨무슨 날」, 「또 무슨무슨 주간」하는 것이 하도 많고 계제이다 행사다 축제다 하는 것도 부지기수여서 좀 지루해 졌다.
그러나 이번 행사의 주제인 교육에 대해서만은 꿈에라도 권태감을 느껴서는 그야말로 천벌 감이다. 교육은 민족의 역사와 직결되기 때문이다.
나라의 교가에 대해서 경계해야 할 두 가지 잘못이 있다. 하나는 터무니없는 악관이다. 문구도 퇴치됐고, 대학도 많고, 무의촌은 있어도 학교 없는 고장이 없으며, 미국에 가면 유학생수로 세계 제2위를 차지한다는 식의 화사한 낭비만을 즐겨서는 안 된다. 교육학박사도 많고, 삼척동자도「존·듀이」하면 고개를 끄덕이게 좀 됐지만, 나라교육이 그렇게 무사태평한 것이 아니라는 것은 교련 선생님들과 문교당국자들이 잘 알고 있는 일이다. 딴 것은 고사하고 사도와 교권은 어떻게 됐으며,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귀여운 어린이들을 버리고 교직을 떠나는 교사가 왜 생기느냐?
그 다음 우리는 지나친 비교도 삼가야 한다. 국민교육의 목적은「노벨」상수상자나 값싼 기술공만을 만드는데 있지 않다. 어수선한 정국과 큰 동난 마저 겪으면서도 우리는 장래의 이 나라 주인공들에게 민주주의를 가르쳐 왔고, 반공을 가르쳐 왔다. 민주주의교육과 반공교육은 성공이었다.
적어도 한 이상으로서 인권이 무엇이며, 양심, 종교, 언론 따위에서 민주시민이 누려야 할 자유가 무엇인가를 가르쳐 왔다.
이것은 해방 후 우리교육이 거둔 최대의 수학이었다. 이번 교육주간동안에 모두가 생각해 볼만한 것이 무엇일까. 교육이란, 고속도로나 정유공장이 생기기전부터 있었다는 것, 인간생활의 거의 전부가 자동기계 화된 후에도 교육사업은 여전히 계속돼야 할 것이라는 것, 「코로나」차가 없으면 짚신 신고 걸어가도 그만이지만 교육 없이는 겨레가 설 땅이 없다는 것-.쉬지 말고 배우고, 쉬지 말고 가르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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