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위대, 군대 전환 야심 드러낸 일본 문관 통제권 폐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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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일본 정부가 문관으로 구성된 방위성 운용기획국을 폐지키로 했다고 아사히(朝日)신문이 18일 보도했다.

운용기획국은 자위대 부대들의 활동과 훈련을 담당하는 조직이다. 이 조직을 폐지하는 대신 관련 기능은 간부자위관(무관)으로 구성된 통합막료감부(우리의 합동참모본부에 해당)로 완전히 이관될 전망이다. 지금까지는 운용기획국과 통합막료감부 내 관련 부서 양쪽 모두가 부대 활동·훈련을 관리하며 방위상을 보좌해 왔지만, 이를 통합막료감부 산하 조직으로 일원화시킨다는 의미다.

 아사히는 “일본은 과거 전쟁을 반성한다는 의미에서 문민 총리와 방위상이 자위대를 지휘하는 문민 통제를 실시해 왔고, (운용기획국의) 문관들도 군사 중심의 간부자위관과는 다른 차원에서 자위대를 관리해 왔다”며 “운용기획국이 폐지되면 자위대 운용은 모두 무관들이 관할하게 돼 문관의 역할이 크게 후퇴할 것”이라고 전했다. 자위대에 대한 문민 통제가 후퇴할 수 있다는 우려다.

 이 같은 방침은 자민당이 지난달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에게 제안했고, 이르면 내년께부터 실시될 것으로 보인다.

 과거에도 검토된 바 있는 운용기획국 폐지는 문민 통제를 강조한 지난 민주당 정권에서 백지화됐다. 하지만 지난해 말 자민당이 정권을 탈환하면서 다시 힘을 얻기 시작했다. 아사히는 이번 조치가 자위대의 지위를 국방군으로 바꿔 헌법에 명기하겠다는 자민당의 개헌 구상과도 맞물려 있다고 분석했다.

 다른 국가들 대부분이 전문성과 신속한 의사결정을 위해 군대 운용을 일원화하고 있는 만큼 자위대도 보통 국가들의 군대 구조와 비슷하게 바꾸겠다는 의도가 깔려 있다는 것이다.

도쿄=서승욱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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