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량식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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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부정식품이 나돌아 국민보건에 적신호를 올리고 있는 이즈음 시민들은 부정식품의 식별을 위한 표식을 요망해 왔는바 농어촌개발공사에서는 「유앤」특별기금의 지원을받아 종합식품연구소를 설치하여 표준품질 「마크」를 찍어줌으로써 이에 호응하리라고 한다. 그동안 식품공해가 만연하여 어느식품이 부정식품인지조차 몰라 국민들이 무엇을 사먹어야할지 두려워하던차 종합식품연구소를만들어 우량식품에 「마크」를 찍어주게 된것은 시의에 적합한것이라고하겠다.
오늘날 부정부패식품의 종류가 너무도 많아 전문가들조차 잘 식별치 못하고 있는것이 현실이다. 유해색소를 섞은 식품이며 함량부족식품, 가짜양주, 가짜맥주, 가짜고춧가루등이 나 돌 뿐만 아니라 심지어 제조허가조차 받지아니한 죽순통조림등 부정통조림까지 버젓이 팔리고 있는데 이들에 대한 감식기관조차 통일된 것이 없었다. 그동안 부정식품단속에 있어서 문제된것도 식품관계를 담당하는 행정기관이 보사부·농림부·상공부등으로 분산되어 있어 집중적인 단속을 하지 못하였던 것이었는데 이번에 부정식품과 우량식품을 구별할수 있는 「마크」를 찍음으로써 수요가들의 식별을 가능케 하는것은 큰 공헌이라고 하겠다.
우리는 부정식품추방의 일종으로서 우량식품에 표식를 해주는 것은 환영하나 그것이 번거롭기만 하고 실익이 없는 경우에는 보급이 잘되지 않을 우려가 있으니 그 대책을 사전에 수립하여야할것이다. 현재의 공산식품중에는 제조허가번호며 제조일자표시등을 하도록 되어있고, 납세필증까지 붙이고 있으나 일반에게 별로 알려져 있지 않으므로 식별대상이 별로 되지 못하고 또 부정표식를 위조하여 첩부하는 경향까지 있는바 우선 표준 「마크」제 실시에 대한 계몽이 필요할것 같으며, 표준 「마크」가 붙은 상품이 아니면 우량식품상에서는 취급하지 않도록 적극 권장해야 할 것이다.
또 표준 「마크」제가 농수산개발공사의 제품이나 어떤 특정회사의 제품에만 붙는경우 공신력이 약해질 우려가 있으니 우선은 한국농산가공주식회사 제품부터 시작하여 국내공산식품전반에 절쳐서 표준 「마크」를 붙이도록 해주기를 바란다. 식품위생법은 제품조사와 용기·첨가물등의 검사, 실험사무를 담당하기 위하여 식품위생검사기관을 지정할수 있도록 하고있는바, 앞으로 설치될 종합식품연구소에 식품위생검사사무를 위임하는 것도 연구해보아야할것이다.
부정식품과 유해부패식품이 판을 쳐 식중독현상이 끊일 사이없고 식품공해가 대기오염이나 하수오염못지않게 국민의 보건을 위협하고 있는 현실에서 부정식품을 감별하고 우량식품을 국민에게 권장시킬수 있는 표준품질 「마크」제는 극히 필요한 것이며 국민보건을 위해 진일보한 것이므로 하루 속히 시행되기를 바란다. 농어촌개발공사는 종합식품연구소의 설치에 있어서 유능한 생화학자를 채용하고 식품검사시설을 완비함으로써 국민보건에기여해 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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