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영광 길이 간직하겠어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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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닉슨」대통령을 방문하는 박정희대통령과 동행, 미국에 가게 된 행운의 남녀가 있다. 미국인 소녀 「메트슨」양(19)과 이진구씨(23) .
○…한국에 시집은 언니를 찾아 서울에 왔던 「제인·로데인·메트슨」양(19)은 박정희대통령의 특별한 배려로 박대통령방미탑승기 「팬·아메리컨」기에 동승, 대통령 일행과 함께 미국으로 가게 됐다. 「메트슨」양은 4년전 미국유학때 최우일씨 (26·서울 서대문구 충정로2가 190의15)와 연애 결혼한 언니 「로잔·최」여사(24)를 만나러 지난 3월13일 우리나라에 왔던 것.
미국 「미시간」주 「뉴베리」고등학교를 지난해 여름졸업한 그는 대학에 진학하기 전에 언니의 시집인 한국을 꼭 한번 방문해 보고 싶었던 것. 5개월 동안 한국에서 지낸 「메트슨」양은 8월중에는 대학진학준비를 위해 귀국하려던 참이었다.
마침 박정희 대통령의 방미예정기사를 신문에서 본 그는 지난 5일 『박대통령각하와 함께 미국으로 돌아가고 싶읍니다…』라는 내용의 편지를 써 청와대에 우송했다.
소원이 이루어지길 빌면서 날을 보내기 1주일―서대문경찰서에서 신원조회를 나왔다. 간단한 절차를 통해 그는 『20일 낮1시 김포공항에 나오라』는 외무부 정식 통고를 받기에 이르렀다.
『아름다운 한국치마·저고리를 입고 박대통령 일행과 미국에 도착하면 모든 친구들이 부러워 할 것』이라며 박대통령의 친절한 배려에 다시 한번 감사를 표했다.
○…인왕산 중턱의 찌그러진 5평짜리 판잣집에서 영어원서를 읽고 있던 이진구씨 (23·서대문구 현저3동 산3·사진)는 『박대통령과 함께 비행기를 타고 미국으로 가게 됐다』는 소식을 듣고 기뻐 어쩔줄 몰랐다. 이씨는 지난 2월 서울공대 자공학과를 2등으로 졸업, 몇 군데 기업체에서 와서 일해 달라는 초청을 받았으나 사양하고 교수가 되기 위해 미국에 유학하기루 결심했던 것.
지난 5월 「프린스턴」대학에서 「펜로쉽」(여비를 제외한 학비부담)을 얻었는데도 비행기 값을 마련할 길이 없어 속을 태우고 있었는데 마침 신문에 박대통령방미 기사를 보고 『혹시나?』하고 탄원서를 낸 것이 행운의 동승허락을 받게됐다.
이씨는 거의 고학으로 청주중과 경기고를 거쳐 서울대공대를 줄곧 우등생으로 졸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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