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강국의 그늘? 20대 목 디스크 급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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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이상헌(26)씨는 얼마 전부터 뒷목이 뻐근하고 당기는 통증을 느꼈다. 업무 시간에도 수시로 뒷목을 주무르거나 주먹으로 두들기는 게 일상이 됐다. 통증이 나아지지 않자 이씨는 고민 끝에 병원을 찾았다. 결과는 목디스크였다. X선 촬영을 하니 뒤쪽으로 굽은 C자형이어야 할 목뼈(경추)가 앞쪽으로 쏠린 I자 형태로 변형돼 있었다.

 이씨는 왜 목디스크가 생겼을까. 그의 생활 습관을 들은 주치의는 “과도한 스마트폰 사용 습관이 문제가 됐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씨는 매일 경기도 부천시 원미구 집에서 서울에 있는 직장까지 지하철을 타고 출근을 한다. 소요시간은 한 시간 남짓. 이 동안 그는 손에서 스마트폰을 놓지 않는다. 그날 뉴스를 검색하기도 하고 미리 저장해온 드라마를 보기도 한다. 이씨는 “지하철뿐 아니라 집에서도 TV보다 스마트폰으로 영화를 보는 게 일상이 된 지 오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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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일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발표한 진료 통계에 따르면 목디스크 환자는 2007년 57만3912명에서 2011년 78만4131명으로 증가했다. 이 기간(2007~2011년) 중 인구 10만 명당 진료 환자의 연평균 증가율은 20대가 7.6%로 가장 높았다. 스마트폰의 보급이 주원인으로 꼽힌다. 장호열 일산병원 신경외과 교수는 “젊은 연령층일수록 스마트폰에 더 많은 시간을 소비한다”며 “최근 20대 환자의 증가는 스마트폰과 연관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목디스크는 목뼈 사이의 추간판(디스크)에서 내부의 수핵이 빠져 나와 신경 또는 척수를 누르는 병이다. 스마트폰을 사용하게 되면 목을 앞으로 숙인 채 오랜 시간을 보내게 된다. 이렇게 되면 뼈 사이가 눌려 추간판에 무리를 주고 목디스크로 발전할 수 있다. 목디스크는 발병 후 치료하는 것보다는 예방이 중요하다. 무엇보다 평소 바른 자세를 유지하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 턱을 몸쪽으로 바싹 당겨 귀와 어깨선이 일치하도록 하는 것이다. 예방 운동도 효과적이다. 근육·관절·인대의 긴장을 풀어줘 목디스크를 완화하거나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

 ◆스마트폰 가입자 3500만 명=스마트폰 보급 확대로 가정의 통신비 부담도 덩달아 커지고 있다. 14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커뮤니케이션 아웃룩 2013’ 보고서에 따르면 2011년 기준으로 한국 가계의 월평균 통신비 지출액은 148.39달러(2011년 평균환율 1108원 기준 16만4416원)로 34개 회원국 중 3위를 차지했다. 1위는 일본(160.52달러), 2위는 미국(153.13달러)이었고 통신비 부담이 가장 작은 나라는 중국(30달러)이었다. OECD의 통신비 조사엔 단말기 비용을 포함하며 각국의 물가 수준을 반영한 구매력평가 환율이 적용됐다. 한국 가계는 휴대전화 이용료로 115.5달러, 인터넷에 21.2달러, 유선전화에 11.7달러를 썼다. 특히 휴대전화 이용료 지출은 OECD 국가 중 1위로 일본(100.1달러)·멕시코(77.4달러) 등을 앞섰다. 반면 유선전화 이용료는 체코(5.9달러) 다음으로 적었다. 유선전화 대신 휴대전화를 사용하는 빈도가 늘고 무선인터넷으로 정보를 주고받는 경우가 많아졌다는 얘기다.

 보고서는 국가마다 통신비 지출이 차이 나는 것은 통신 환경이 다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예컨대 한국처럼 스마트폰 보급률이 높은 국가는 일반 휴대전화를 주로 쓰는 나라보다 통신비 지출이 많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한국인의 월평균 데이터 사용량은 1.2GB로 다른 나라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다”며 “스마트폰 보급 속도가 빠르고 무선인터넷망이 잘 구축됐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한국의 스마트폰 가입자는 3월 현재 3500만 명이다. 2011년(2000만 명)에 비해 이용자가 크게 늘어난 점을 감안하면 휴대전화 이용료 지출은 더 늘어났을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국내 휴대전화의 요금 수준은 OECD 국가 중 중위권이었다. 사용량 구간대별로 요금 순위를 매기는 ‘구간별 요금 순위’에서 한국은 총 11개 구간에서 5~16위(순위가 앞설수록 요금이 저렴함)를 차지했다.

손해용·장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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