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외의 특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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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프랑」화가 불안하면 「프랑스」사람들은 포도주부터 장만한다는 말이 있다. 허둥지둥 금방으로 달려갈 한국사람들과는 대조적이다. 그만큼 낭만적이라고나 할까. 하긴 「프랑스」사람들은 평균 1인의 「포도주」소모량이 연간 반섬씩은 되는 모양이다.
1949년9월, 영국에선 잠시남 홍차 소동이 일어났던 것도 재미 있다. 당시 영국은 「파운드」화를 30·5%나 평가절하 했었다.
영국인은 하루 평균 7·5잔의 홍차를 마신다고 한다. 너도나도 홍차를 구입했을 것은 말할 나위 없다.
미국에서 가령 달리 절하가 있어 났다면 시민들은 어떤 반응을 보일까. 담배를 두둑히 사놓을 것이라는 우스개 얘기가 있다.
긴박한 상태에 대처하는 국민들의 반응은 이처럼 나라마다 다양하다. 우리가 그런 경우를 당해서 금을 사놓으려는 것은 악성 인플레이션에 너무나 시달린 끝에 생긴 하나의 꾀인지도 모른다. 우리는 투기가 횡행하는 세사에만 살아왔다.
이번에 「프랑」화의 평가절하로 우리나라에선 뜻하지 않은 수자의 혼란을 일으켰다. 어떤 신문들은 그 절하의 비율을 12·5%로 보도하고 있다. 유독 본지만 11·11%로 보도하고 있는 것은 무슨 까닭일까.
평가절하의 기준은 언제나 금의 양으로 정하기 마련이다. 이번에 「프랑」대는 1「프랑」당 순금0·180그램을 0·l60그램으로 절하한 것이다. 따라서 구 평가기준으로 하면 11·11%가 된다. 물론 신 평가로는 12·5%도 될 수 있다.
이와 같이 두가지 방식의 비율이 가능한 것은 다만 산술상의 문제에 지나지 않는다. IMF(국제통화기금)의 방식은 어디까지나 후 평가에 따르고 있다. 지난 67년11월 영국 「파운드」화 절하기준도 14·3%로 되어 있는 것은 구 평가에 따른 기준인 때문이다. 따라서 경제통계상으로는 모든 나라들이 IMF방식인 구 평가에 따르고 있다. 「프랑」화의 절하율은 11·11%가 옳다는 주장이 가능하다. 본지는 의외의 「스쿠프」를 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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