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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미술관 "어보 도난 입증 자료 더 필요"

미주중앙

입력

김정광 미주불교문화원장, 안민석 민주통합당 의원, 혜문스님 문화재제자리찾기 대표, 김준혁 경희대 역사학 교수(왼쪽부터)가 11일 문정왕후 어보 반환 문제를 놓고 LA카운티미술관(LACMA) 측 관계자들과 만남을 가진 뒤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백종춘 기자

"한국 측의 입장을 충분히 고려하겠다."

한국전쟁 중 미군에 의해 도난됐던 문정왕후 어보의 환수 운동을 벌이고 있는 한국인들과 11일 만남을 가진 LA카운티미술관(LACMA) 측이 어보 반환 요청을 긍정적으로, 진지하게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LACMA 측이 방미팀에 추가 자료 제출을 요구하고 나서 반환 과정은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지난달 10일 한국 국회에서 문정왕후 어보 반환결의안을 주도한 안민석 의원(민주통합당), 문화재제자리찾기의 대표 혜문스님, 김준혁 경희대 역사학 교수, 김정광 미주불교문화원장 등은 11일 문정왕후가 어보를 소장 중인 LA카운티미술관(LACMA)의 스티븐 리틀 한국관 관장과 반환 문제를 놓고 비공개 회동을 가졌다. 당초 30분으로 예정됐던 회동은 1시간이 넘게 진행됐다.

안 의원과 혜문스님 등 방미단은 회동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만남이 매우 만족스러웠다"고 밝혔다.

회견엔 참석하지 않았던 리틀 관장도 본지와 통화에서 "아주 긍정적인 분위기 속에서 미팅이 진행됐다"고 말했다. 그는 또 "LACMA에서는 어보 문제를 대단히 중요하게 여기고 있으며, 한국 측의 입장을 충분히 고려할 것이다. 빠른 시일내로 문제가 해결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하지만 리틀 관장은 어보의 도난 사실을 입증할 확고한 증거물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드러내 방미팀과는 다소 온도차를 보였다.

LACMA는 회동 전, 안 의원 측에 ▶어보가 한국전 당시 도난 당했음을 입증하는 문서 ▶한국정부가 연방정부에 관련 사실을 통보한 문서 ▶아델리아 홀 레코드의 사본 등을 제출하라고 요구한 바 있다.

이와 관련, 혜문스님은 요구사항들을 A4용지 10쪽 분량 문서로 LACMA 측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리틀 관장은 "변호사와 면밀히 검토해야겠지만 기본적으로 증거물이 정황적이고, 확고하다고 하기엔 미비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러면서 "어보가 약탈됐다는 것을 입증할 보다 구체적인 증거물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추가 요구 사항은 ▶어보가 6·25 당시 종묘에 있었다는 사실을 입증할 것 ▶47과의 어보가 미군에 의해 도난 당했다는 양유찬 주미 대사의 통화기록을 공식적으로 입증할 수 있을만한 자료를 보낼 것 ▶1987년에 도난된 47과의 어보 가운데 스미스소니언 박물관에서 발견된 3과의 어보를 한국에 반환했다는 기록 등을 제출할 것 등이다.

한편, 방미단은 9월 중순쯤 LACMA 측과 두 번째 회동을 갖기로 잠정 합의했다.

원용석 기자 won@koreadaily.com

☞아델리아 홀 레코드는…

매릴랜드 주 국가 기록보존소에 있는 국무부 문서를 말한다. ‘아델리아 홀’ 여사가 작성한 이 문서는 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으로 흘러들어온 불법 문화재를 조사하고, 원산국으로 문화재를 반환한 경위를 작성한 문서다. 이 문서엔 1956년 5월 21일 홀이 당시 양유찬 주미 한국대사와 전화로 나눈 통화내용을 담고 있다. 47과의 조선왕실 어보가 미군에 도난 당했다며 연방정부에 분실 사실을 신고하는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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