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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저즈」미국무장관의 내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월리엄·P·로저즈」미국무장관이 31일 한국을 방문하게 되었다.「로저즈」장관은 이번 일본, 한국, 자유중국, 호주,「뉴질랜드」등을 방문하게 돼 있으며, 그의「아시아」·태평양제국의 순방이「닉슨」대통령의 비·인니·태·인·「파키스탄」·「루마니아」방문과 연관되고 있음은 이미 보도된 바와 같다.「닉슨」과「로저즈」의 금차여행은「닉슨」취임 6개월후에 이루어지는 것이다. 이번 여행이 미행정부의 전면적인 외교조정과 직결되고 있다는 것 또한 주측하기에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 동안 거의 명백히 밝혀진「닉슨」의 대외정책은 월남에서의 미군철수와 총선거, 월남전후의 정세변화에 대한 대비, 지역협력·자조·불개입을 중심으로 하는「신국제주의」의 전개, 미·소 정상회담의 정지작업등에 집약되고 있다.
「닉슨」과「로저즈」의 여행이 신시대에 대처할 미국외교의 방침과 더불어 관계제국의 소외감을 없애고 제국의 합의적인 지지와협조를 모색하려는데 있으리라는 것은 크게 잘못된 판단은 아닐 것이다. 특히 미국은 월남문제의 해결을 서두르고 있으며 그에 관한 제국과의 정책협의가 당면해서 시급히 요구된 것이라고 볼수있다.
「닉슨」대통령과「로저즈」국무장관은 그들이 순방하는 나라마다 전기한 미국의 의도를 관계국에 알리고 그 의견을 들을것이며 그들 여행후에 밝혀질지도 모를 미국의보다 구체적인 대외정책의 전개는 우리의 큰 관심사라고 하겠다. 이런 의미에서「로저즈」장관의 내한은 매우 중대한 의의를 가질 뿐만 아니라, 크게 주목되는 것이다.「로저즈」장관은 체한중 오는 8월22일에 있을「샌클레멘티」한부정상회담의 준비를 비롯해서 ①북괴도발에 따른 한반도의 방위문제 ②월남전처리문제 ③대중공관계 ④「오끼나와」반환문제 ⑤「아시아」안전보장문제 ⑥한미간의 경제협력 문제등을 협의할것이라고 한다.
어쨌든「로저즈」장관의 내한을 계기로 우리가 다시금 요망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은 미국의 한국에 대한 변함없는지원과협조이다.
미국의 세계정책이 어떻게 변조되든 한·미간의 유대는 그대로 계속강화되어야 할 것이다. 미국이 추진하는 이른바「아시아」의 비미국화정책이라는 것을 우리는 모르는 바 아니다. 그러나 한국이 직면한 특수한 정세에 비추어 미국은 이미 굳게 맺어진 한·미상호방위의 연대의식에따라 보다 적극적으로 한국을 도와야 할 것이다.
미국은「아시아」자유진단으로 하여금 대미 의존적인 자세를 청산하고 자주적이며 자조적인안 전보장체제를 확립케하려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그것은 다분히 각국의 방위의지를 염두에 두고하는 말이라고 우리는 해석하고 싶다.
방위능력으로서의 군사력강화를 위해서는 미국의 한국에 대한 군사적·경제적인 원조가 계속 필요하다는 것을 인정해야하고, 그것은 한국의 긴장상태에 따라 더욱 증대되어야 한다는 것을 인식해야 할 것이다.
「로저즈」장관의 내한과 더블어 우리는 거듭 미국의 더 한층의 대한협조와 지원강화를 기대한다. 동시에 그를 맞이할 우리 정부는 한국의 입장을 충분히 개진하여 성과를 거두도록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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