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인사 내 고불암 압수수색당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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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국내 3대 사찰 중 하나인 합천 해인사(일명 ‘법보종찰’)의 경내에 위치한 고불암에 대해 검찰이 압수수색을 벌였다. 전 주지인 선각 스님이 고불암 내에 납골사업을 유치하는 과정에서 사찰 측에 188억원의 빚을 떠넘긴 혐의로 고발된 것과 관련해서다.

 창원지검 거창지청(지청장 윤중기)은 11일 고불암을 압수수색해 컴퓨터 하드디스크와 재무 관련 서류 등을 확보했다. 검찰에 따르면 해인사 정상화추진위원회는 지난해 6월 선각 스님을 배임 혐의로 고발했다. 2005년께 고불암 신축공사를 한 건설업체에 60억원의 보증을 섰다가 불상을 압류당한 것을 비롯해 고불암에 188억여원의 빚을 지게 했다는 이유였다. 선각 스님은 또 2010년 자신의 연수원을 시가보다 9억원 비싼 25억원에 해인사에 팔아 사찰에 피해를 준 혐의도 받고 있다.

 선각 스님은 고불암을 통해 올린 수익을 누락시켜 세금을 탈루한 의혹도 받고 있다. 하지만 선각 스님은 “고불암의 채무는 없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검찰은 그동안 선각 스님이 해외에 나가 수사를 진행하지 못하다가 최근 귀국함에 따라 강제 수사에 착수했다.

 불교계는 오는 10월 조계종 총무원장 선거를 앞두고 각종 의혹 사건이 잇따라 터지자 곤혹스러워하는 분위기다. 포항 오어사 전 주지인 장주 스님은 최근 “조계종 원로 스님 10여 명이 수년간 국내외에서 거액의 판돈을 걸고 도박을 했다”고 주장했다.

이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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