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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출판] '왜 사냐면…웃지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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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사냐면…웃지요/김열규 지음, 궁리, 1만2천원

김상용의 시 '남으로 창을 내겠소'의 마지막 문장에서 제목을 따왔다. 저자는 민담.소설.시조와 풍속화.판소리까지 두루 섭렵하면서 우리네 웃음의 내력과 변태를 풀어낸다.

먼저 '하하''호호'다르고, '방글방글''생글생글'다른 다양한 웃음의 기호를 되짚어 본다. 이어 음습한 웃음, 에로스의 웃음, "예끼, 순…"하며 풀어버리는 일탈의 웃음까지 한국인만이 가진 독특한 웃음의 세계와 웃음의 축제를 구수한 필치로 소개한다.

그야말로 풍자.야유.조롱.농담 등으로 차려낸 웃음의 만찬이다. 저자는 단.쓴.신.짠맛으로 버무린 인생 역정에서 우러난 하회탈의 굴곡진 웃음을 그리워한다.

삶의 여유, 갈등의 해소, 종국에는 인간 승리를 의미하는 웃음. 그런데 그 넉넉했던 웃음들이 어디로 갔느냐고 한탄한다. 언제부터인지 웃음은 헤프고 실없는 것이 돼버렸다는 것이다. '웃음거리'나 '웃기는 놈'은 비아냥이 됐다.

저자는 "웃음은 인생 관리요,인생 경영"이라고 정의한다.일소일소(一笑一少)일노일로(一怒一老)인 만큼 건강을 위해 웃음부흥회라도 열자고 한다. 최소한 "왜 사느냐"는 물음에 빙그레 웃음지을 수 있어야 진정 인생을 누릴 줄 안다는 거다.

박종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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