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전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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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최근「이스라엘」과 「아랍」간의 기습전은 그 정점에 달한 느낌이있다. 10일「이스라엘」은 「아랍」공화국특공대가 「수에즈」운하를 건너「이스라엘」군진지를 공격하여 8명이 부상하고 「탱크」2대가 폭파되었음을 발표했다.
이보다 앞서 지난8일에는「아랍」공화국의 특공대가 「이스라엘」점령지역에 대해 대대적인 기습공격을 가하여「이스라엘」군 30명이 사살되는 사건이 있었다. 지난 6월24일에는 「아랍」특공대가「이스라엘」의 「하이파」항에 있는 송유관과 정유소를 폭파했으며 이에 대해 「이스라엘」의「메어」수상은 「7배의 보복」을 선언하고 「아랍」영내 2백30km지점에 있는 발전소를 기습하여 파괴하였다.
「수에즈」운하를 둘러싼 지상전, 포격전, 공중전은 날이 갈수록 격화하고 있으며 최근의 사태는 1967년6월의「6일 전쟁」이래 사실상의 전면전에 들어간 감이 있다.
이와같은 중동분쟁의 격화는 「유엔」의 조정은 물론 4대국의 설득이 하등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는 데서 우선 주목을 끈다. 종래 지역간의 분쟁 또는 한정된 국가간의 분쟁은 「유엔」또는 강대국이 조정하면 대체로 현상이 유지되거나 사태폭발의 억지작용을 해온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중동분쟁은 그렇지가 않은 것이다.
중동분쟁의 수습공작은 지난4월3일「뉴요크」에서 미·영·불·소 4대국회의가 개최됨으로써 한가닥 희망을 던졌다. 그러나 4대국회의는 15회에 걸쳐 회의를 거듭했으나 지난7月1일 휴회로 들어가 교착상태에 빠졌다. 4대국은 조속한 평화해결을 바라고 타협을 시도했으나 「이스라엘」과 「아랍」쌍방간의 호전적인 적대관계와 강경한 교전상태를 완화시킬 수는 없었다.
한편 4대국합의와 병행하여 지난 4개월동안「워싱턴」에서는 미·소회담이 계속되었다. 미국은「시스코」중동담당국무차관보, 소련측은「도브리닌」대사가 대표가 되어 매주1회씩 회담했다. 그러나 「이스라엘」측을 대변하는 미국과 「아랍」측을 대변하는 소련측간에 타협이 성립 될수는 없는 것이다.
「이스라엘」과「아랍」간의 가장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는 「이스라엘」점령지역의 문제로 되어있다. 1967년11월22일 「유엔」안보의 결의안은 「이스라엘」군이 점령지역에서 철수할 것을 결의했다. 그러나 「이스라엘」은 근본적인 해결책이 없는 한 그것에 응하려 하지 않는 반면, 「아랍」은 소련을 배경으로 그것을 탈회하려 하고있다.
「이스라엘」과「아랍」의 분쟁은 강대국의 조정이 어떤 것이든 해결될 것 같지는 않다. 그 분쟁이 장기화한다고 할 때 중공의「아랍」「게릴라」에 대한 전면적인 지원 때문에 중동분쟁의 「베트남」화도 우려되고 있다. 중공·소 분쟁의 계속적인 격화와 더불어 중동지역이 중공·소의 경합지역이 될 가능성도 없지 않은 것이다.
중동분쟁은은 그 성격이나 지리적인 위치로 보아 그렇게 우리의 커다란 관심사가 된다고 볼수없다. 그러나 중동분쟁을 둘러싼 미·소의 움직임, 중공의 동향, 강대국의 수습공작좌절, 국지 전쟁형태등은 우리 외교와 안보의 참고가 되는 것이며 특히 우리나라의 대중립국 외교에 적지않은 영향을 미칠것이라는 데서 주시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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