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상정을 회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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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유엔본부 6일 AP동화】미국은 오는 9월 16일 개막되는 제24차 「유엔」총회에서 한국문제토의를 피하기 위해 막후 교섭중인 것으로 6일 알려졌다.
외교소식통들에 의하면 미국은 만일 공산국들이 언제나 내놓는 의제의 토의를 생략한다면 「유엔」 한국통일 복흥위원단 (언커크)의 보고에 대한 토의를 포기할 용의가 있다고 비공식으로 알렸다고 한다.
근년에 한국문제 토의는 「언커크」 해체, 주한미군의 철수에 관한 것이었고, 68년의 23차 총회때는 「쿠바」서 한국통일에 관한 「유엔」토의의 종결을 제안했었다. 「유엔」총회는 1947년이래 64년과 65년을 제외하고는 회기때마다 한국문제를 상정해왔는데 대개 토의의 발단은 「언커크」의 연례보고였으며, 작년 l2월 20일에는 「언커크」에서 꼭 매년 보고하지 않아도 된다고 결의하기에 이르렀다. 미국이 친 서방 14개국과 공동 발의한 이 결의안은 「언커크」에서「적절하게」 보고해주도록 재량에 맡겼었다. 이 결의안은 다음 보고를 4개월안에 내도록 해서 보고가 이미 나와있다.
그러나 과거의 관례와는 대조적으로 「우·탄트」 「유엔」사무총장이 지난주 95개항을 담아 각국 대표단에 비공식으로 돌린 제24차 「유엔」총회의 임시의제에는 올라 있지 않다.

<정부선 상정여부 검토 | 해설>
정부는 현재까지 한국문제를 오는 9월16일 개막되는 제24차 「유엔」총회에 상정할 것인지의 여부를 아직 결정하지 않고 있으나 총회가 폐막되는 12월 20일까지는 수시로 상정 토의될 가능성이 있다.
「유엔」사무국은 최근 마련한 가의제 안건중에 한국문제를 포함시키지 않고 있으며 이 가의제는 오는 19일 확정된다.
그러나 한국문제가 가의제에 포함되어 있지 않더라도 총회개막 1개월전인 8월 18일까지는 회원국과의 협의를 거쳐 한국문제를 상정하거나 「언커크」가 총회에 보고서를 낼 경우에는 보충안건으로 채택될 수 있다.
한편 「유엔」총회 운영위원회는 총회가 개막된 후라도 회원국이 한국문제를 제안하거나 「언커크」가 보고서를 낼 경우에는 추가의제로 한국문제가 토의 될 수 있는 길을 마련할 수 있다.
지금까지 미소 양국은 「유엔」총회 개막전에 전반적인 총회안건에 대해 막후교섭을 해왔지만 한국문제의 상정여부에 관해 합의한 일은 한번도 없었다. 따라서 미소간의 막후협상을 통해 한국문제에 관한 어떤 절충이 가능할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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