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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 스토리] 사무실에서 휴가지로 순간이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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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 사진은 서울에 있는 부티크 호텔 더 디자이너스의 하트 스프레이 룸. 그래피티 아티스트 범민씨가 디자인 한 방이다. 사진 속 모델은 독자 조병석씨. [김경록 기자]

휴가, 꼭 멀리 가야 하는 걸까. 정말 쉬고 싶다면 사실 이 도시를 떠나지 말아야 하는 건지 모른다. 목적지가 어디든, 교통편이 무엇이든, 솔직히 여행은 떠나기 전이 가장 설레는 순간이니까. 일단 집을 떠나면 그때부터 고생 시작이다. 돌아와야 비로소 안도한다. “아, 이제 다 끝났구나.” 그런데 내일이면 휴가 끝, 다시 출근이다. 이럴 바에야 차라리 순간이동하는 마법을 부리듯 한달음에 닿을 수 있는 도심 속 휴가를 가면 어떨까. 여름엔 꼭 어디론가 떠나야 한다는 강박에 떠밀려 가는 휴가가 아니라 심신이 편히 쉴 수 있는 진짜 휴가 말이다. 그런 곳이 어디 있느냐고 묻는다면 여기에 답이 있다. 부티크 호텔(Boutique Hotel) 말이다.

“살고 있는 도시를 떠나지 않을 거라면 그냥 집에 있지 뭐하러 비싼 돈 내고 호텔서 자느냐”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아니, 많다. 그런데 뭘 모르는 소리다. 공간, 다시 말해 달라진 잠자리가 주는 효과를 무시하는 말이다. 사실상 침실만 달라졌을 뿐인데 기분은 저 멀리 유럽에라도 와 있는 느낌이다. 단, 조건이 있다. 바뀐 그 공간이 좀 특별해야 한다. 내 방과 별반 다르지 않은 딱딱한 침대 하나 덩그러니 놓여있는 비즈니스 호텔이라면 이런 기분이 안 날 테니까. 그래서 권하는 게 부티크 호텔이다.

파주출판단지에 있는 책을 테마로 한 부티크 호텔 ‘지지향’ 로비에서 독자 이미연씨 가족이 책을 읽으며 휴가를 보내고 있다. 이 곳엔 박경리·박완서·신경숙 등 우리나라 유명 작가의 애장품이 있는 작가의 방도 있다. [김경록 기자]

 사실 부티크 호텔이 뭔지 정확히 말하기 어렵다. 호텔리어들조차 부티크 호텔을 서로 다르게 정의할 정도다. 다만 기존의 대형 호텔 체인과는 달리 뭔가 디자인이 통통 튀는 호텔이라는 정도의 개념을 다들 모호하게나마 머릿속에 넣어놓고 있을 뿐이다. 그래서 일부에서는 디자인에 각별히 신경 쓴 디자인 호텔과 혼용해서 쓰기도 한다.

  

① 공간디자이너 하선미씨가 디자인한 호텔 더 디자이너스의 `비틀스룸`
② 책을 컨셉으로 한 부티크 호텔 지지향에 있는 `신경숙의 방`

김진태 인터컨티넨탈 서울 코엑스 총매니저는 부티크 호텔을 ‘자유로움’으로 정의했다. “기존 호텔의 틀에서 벗어났다”는 의미다. 실제로 대부분의 부티크 호텔은 각 객실의 인테리어 디자인은 물론 객실 내 가구 배치와 욕실에서 사용하는 어메니티(욕실용품 등)까지 획일적으로 정하지 않는다. 그는 “예컨대 인터컨티넨탈 호텔은 객실의 벽지 색상과 가구 배치 등을 미리 다 정한 후 모든 객실 모양을 똑같이 만들지만 부티크 호텔은 방마다 다른 디자인인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안재만 호텔 더 디자이너스 총지배인은 “방마다 다른 디자인은 유럽 등 외국의 부티크 호텔이 처음 생겨난 배경과 관련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스페인·프랑스·네덜란드 등 유럽을 중심으로 15년 전부터 부티크 호텔이 활성화하기 시작했다”며 “기존 건물을 고쳐 호텔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보니 우선 호텔 규모가 작고, 객실 사이즈와 모양이 다 제각각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여름이면 도심 속 휴가를 내세워 대형 특급호텔들이 여름 패키지로 고객을 끌어모은다. 사실 이런 곳이 더 편리하기는 하다. 대부분 널찍한 야외 수영장이 있고, 레스토랑이 여럿 있어 골라 먹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굳이 부티크 호텔을 찾는 이유 중 하나는 프라이버시다. 대형 특급호텔 체인은 투숙객 외에도 레스토랑과 연회 시설 등을 이용하는 사람들로 하루 수천 명이 오간다. 그러나 부티크 호텔은 주로 투숙객 위주로 영업을 하기 때문에 조용한 분위기다. 여기에다 기존 호텔에서는 느낄 수 없었던 감성적 자극이 더해진다는 것도 매력적이다. 호텔에 잠만 자러 가는 게 아니라는 말이다.

레드·화이트로 꾸민 W호텔의 `원더풀 룸`

 『스마트한 여행의 조건』을 쓴 여행잡지 기자 출신 김다영(31)씨는 “최근 여성을 중심으로 휴가 패턴이 도심형으로 바뀌면서 가깝고 색다른 곳에서 특별하게 보내길 원하는 사람이 늘었다”고 부티크 호텔의 인기 요인을 분석했다. 그는 또 “유럽 등 외국에선 유서 깊은 건물 등을 개조한 부티크 호텔이 많다”며 “어느 도시나 똑같은 모양의 천편일률적인 대형 호텔 체인보다 부티크 호텔을 훨씬 더 매력적으로 느낀다”고 덧붙였다.

 우리나라에도 북촌에 있는 락고재(樂古齋) 등 한옥에 고가구를 배치한 부티크 호텔이 있다.

까사미아 가구와 인테리어 소품을 배치한 호텔 라까사의 객실. 모든 제품은 호텔 안 매장에서 구입할 수 있다.

 그렇다면 국내에 부티크 호텔이 처음 생긴 건 언제일까. 많은 이들이 2004년 8월 W서울 워커힐(이하 W호텔) 개관을 꼽는다. 기존 호텔 틀을 깨고 혁신적인 디자인을 선보였기 때문이다. 세계적인 건축가와 인테리어 디자이너가 호텔 디자인에 참여했다.

 하지만 본격적으로 부티크 호텔 시대를 연 건 2010년 이후다. 임피리얼 팰리스 호텔은 2010년 이태원 호텔을 리모델링 해 IP부티크호텔을 오픈했다. 화이트 톤의 객실 벽에는 작품을 거는 대신 그림을 그려 넣었다. 당연히 방마다 그림이 다르다. 시청 앞 플라자 호텔도 리모델링 후 부티크 호텔로 재탄생했다. 이탈리아 출신 건축가이자 인테리어 디자이너인 귀도 치옴피가 디자인에 참여했다. 이후 가구회사 까사미아가 가로수길 인근에 라까사를, 본격적인 디자인 호텔을 표방한 호텔 더 디자이너스가 삼성동과 홍대앞에 문을 열었다.

 

1934년 설립해 우리 언어와 문학을 연구하던 진단학회가 있던 한옥을 개조한 브티크 호텔 락고재(樂古齋).

호텔들은 저마다 부티크 호텔을 내세우지만 정작 호텔 관계자들은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면 제대로 된 부티크 호텔이 드물다”고 말한다. 안 총지배인은 “국내에선 모텔이 양지로 나오면서 부티크 호텔을 내세운 경우가 많다”며 “아무리 겉보기가 그럴 듯해도 시간 단위로 객실을 빌려주면 모텔, 숙박 손님만 받으면 부티크 호텔로 대략 구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IP부티크호텔의 지상환 총지배인은 “부티크 호텔을 내건 곳을 다 가봤지만 비품이나 가구 등 부티크 호텔의 기본인 독특한 컨셉트를 갖춘 곳은 찾아보기 어렵더라”고 말했다.

 그나마 방마다 각기 다른 테마로 꾸민 호텔 더 디자이너스나 책을 테마로 꾸민 파주출판단지에 있는 지지향(紙之香)정도가 컨셉트가 뚜렷한 편이다.

외국 럭셔리 부티크호텔
아르마니 입은 호텔, 불가리 향기 나는 호텔

일본 후쿠오카는 건축의 도시다. 렘 쿨하스 등 세계적 건축가 6명이 설계한 집합 주택단지인 넥서스 월드를 비롯해 도시 곳곳에 보석 같은 건축물이 박혀 있다. 오죽하면 1990년대 한국에서까지 후쿠오카 건축 투어가 유행이었을까. 이 숱한 건축 명소 가운데 단연 돋보이는 곳이 있다. 바로 일 팔라조 호텔이다. 일본 경제 황금기였던, 그러니까 버블의 정점이었던 1989년 세워진 일본 최초의 부티크 호텔이다. 이란산 붉은 대리석에 초록색을 조화시킨 파사드(외벽)는 한때 전 세계 주요 건축잡지의 표지를 장식할 만큼 유명세를 떨쳤다.

 그도 그럴 것이 이 호텔을 건축한 사람이 20세기 대표 건축가로 꼽히는 이탈리아의 알도 로시(Aldo Rossi·1931~97)니 굳이 말을 더 보탤 필요도 없겠다. 로시라는 이름이 낯선 사람도 그가 주방용품 업체 알레시와 함께 만든 스테인리스 스틸 주전자 등 주방용품은 아마 눈에 익을 거다. 건축뿐 아니라 이렇게 산업디자인 분야에서까지 큰 영향을 끼친 그는 일 팔라조 작업으로 미 건축가협회 명예상을 수상했다.

 이 호텔은 외관만 멋진 게 아니다. 호텔 로비와 바, 그리고 객실 64개 등 지하 2층에서부터 지상 8층까지의 모든 호텔 공간은 로시를 비롯해 스페인과 오스트리아·일본 등의 세계적인 유명 건축가와 인테리어 디자이너들이 각각 저마다의 개성을 살려 만든 예술작품 그 자체다. 그래서 일부에서는 일 팔라조 호텔을 아시아 디자인 호텔의 선구로 꼽기도 한다.

 비슷한 시기인 80년대 미국 뉴욕과 영국 런던 등에서도 고급스러운 시설에 독특한 디자인을 앞세운 부티크 호텔이 속속 생겨났다. 규모가 작다보니 인테리어뿐 아니라 서비스 면에서도 정형화한 틀을 깨면서 대형 글로벌 호텔 체인에 싫증난 사람들을 급속도로 빨아들였다. 소비자의 취향이 바뀌면서 호텔이 단순히 잠만 자는 곳에서 뭔가 감성적인 만족까지 주는 공간으로 변모하기 시작한 셈이다.

 

후쿠오카의 일 팔라조

사람들이 이렇게 점점 차별화한 호텔에 관심을 보이면서 대형 호텔 체인도 부티크 호텔화(化)하는 양상을 보인다. 이런 흐름을 가장 잘 보여주는 게 W호텔이다. 이곳은 어느 도시에 있든 모두 인테리어 디자인 감각이 남다를 뿐 아니라 예술작품 하나도 방문객과 인터랙티브(상호작용)할 수 있는 재밌는 걸 배치한다. 객실도 모두 똑같은 모양이 아니라 몇 가지 유형으로 다르게 디자인한다.

 새 밀레니엄이 시작되면서 부티크 호텔의 판도가 또 확 달라진다. 미국과 유럽의 럭셔리 패션 브랜드가 호텔 사업에 뛰어들면서 부티크 호텔이 훨씬 다양해진 것이다.

 지아니 베르사체가 선두주자다. 2000년 호주 골드코스트에 팔라조 베르사체(www.palazzoversace.com.au)를 세웠다. 이 호텔은 패션 브랜드가 자기 브랜드를 내건 첫 번째 호텔로, 이 안에서 사용하는 쿠션 등 모든 침구와 호텔 커피숍의 커피잔 등 집기가 모두 베르사체 특유의 황금색 로고가 찍힌 베르사체 제품이다. 호텔이 거대한 베르사체 쇼룸이나 마찬가지다.

 이후 보석과 향수로 특히 유명한 불가리와 패션 브랜드 조르지오 아르마니 등도 디자인 호텔 대열에 합류했다. 불가리는 2004년 이탈리아 밀라노, 그리고 이듬해 발리에 호텔을 세웠다. 불가리의 발리 리조트는 장동건·고소영 커플의 신혼여행지로 국내에 알려진 바 있다. 팔라조 베르사체와 마찬가지로 모든 비품은 불가리에서 직접 제작하거나 디자인하거나 아니면 바잉(구매)한 것이다.

 아르마니 호텔은 2010년 세계에서 가장 높은 건물인 두바이의 버즈 칼리파에 자리잡았다. 이 호텔 1~8층, 그리고 38~39층이 아르마니 호텔이다. 이후 밀라노에도 호텔 문을 열었다.

 그런가 하면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을 계기로 재개발한 중국 베이징의 구(舊) 외교단지 싼리툰(三里屯)에 있는 어퍼지트 하우스(opposite house)는 디자인뿐 아니라 서비스 면에서도 매우 독특한 부티크 호텔이다. 우선 건물은 일본 유명 건축가 구마 겐고의 작품으로, 컬러풀한 외관과 달리 목재를 주로 활용한 인테리어가 매우 특이하다. 객실은 욕조까지 참나무로 만들 정도로 자연친화적인 느낌이다. 1층 로비에선 번갈아가며 유명 작가 작품전을 연다.

 이 호텔의 독특한 점은 객실 내 미니바가 모두 무료라는 거다. 캔디와 초콜릿 등 여느 호텔 미니바 부럽지 않은 스낵이 구비돼 있는데 매일매일 숙박 동안 새로 채워준다. 조식을 서비스하는 방식도 특이하다. 대개의 호텔은 조식 뷔페를 내놓거나 아니면 단품을 따로 주문받는다. 하지만 이곳은 뷔페와 단품 주문을 결합한 형태다. 메뉴판이 따로 있는데 조식이 포함된 객실이라면 몇 가지 음식을 주문하든 상관없다. 한 끼 식사값에 이미 다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호텔 체크인과 체크아웃을 호텔 프런트 앞에 서서 기다리며 할 필요가 없다는 점도 투숙객이 특별한 서비스를 받는다고 느끼게 해주는 요소다. 고객이 무슨 일로 오든 직원이 프런트 앞 소파로 고객을 찾아와 일을 처리해 준다.

 최근 국내에 부티크 호텔을 표방한 곳이 속속 등장하고 있지만 전 세계 호텔을 경험한 많은 호텔리어가 “어설픈 흉내내기”라고 아쉬워한다. 대부분의 부티크 호텔이 아직은 기존 대형 호텔과의 차별화 정도에 그치고 있을 뿐 자기 호텔만의 확실한 컨셉트를 잡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① 아르마니가 두바이에 세운 아르마니 호텔. 객실 내 가구와 침구 모두 아르마니 제품이다.
② 호주 골드코스트에 있는 팔라조 베르사체. 이 호텔은 패션 브랜드가 자기 이름을 따서 만든 첫번째 호텔이다.
③ 불가리 호텔&리조트 욕실 모습. 전세계 스타들이 찾는 최고급 호텔이다. 이탈리아 밀라노와 인도네시아 발리 등에 있다.
④ 중국 베이징에 있는 어퍼지트 하우스.
⑤ 일본 후쿠오카의 일 팔라조. 아시아 디자인 호텔의 선구로 꼽히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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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볼 만한 부티크 호텔
가방 모양 엘리베이터 타고 사슴 노니는 방에서 힐링
침구 맘에 들면 호텔 안 숍에서 하나 사죠

특급호텔? 부티크 호텔!

W호텔

객실은 물론 로비에서부터 엘리베이터, 수영장까지 톡톡 튀는 디자인이 돋보이는 가장 부티크 호텔다운 곳이다. 객실 292개는 디자인과 조경 등에 따라 네 가지 타입으로 나뉜다. 천연 나무 톤의 인테리어가 돋보이는 패뷸러스 룸에서는 한강을 바라보며 방 안에서 스파를 즐길 수 있다. 쿨 코너 룸에서는 침대 옆 터치스크린을 이용해 원하는 그림이나 이미지를 만들 수 있다. 동그란 모양의 침대와 원형 욕조도 인기다.

주소: 광진구 워커힐로 177번지
예약: 전화(02-465-222) 또는 홈페이지(www.whotels.com/seoul)
가격: 원더풀 룸(46만~50만원), 패뷸러스 룸(50만원), 패뷸러스 룸 센트(46만~50만원), 코너 룸(66만~70만원)

한국 정취에 빠져 볼까

락고재(樂古齋)

140년 된 고택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한옥 부티크 호텔이다. 1934년 설립해 우리 역사와 언어·문학을 연구한 진단학회가 있던 곳이다. 문고리를 걸어잠그는 숟가락과 항아리로 만든 쓰레기통 등 재미있는 소품도 눈길을 끈다. 이곳에서 가장 인기 있는 방은 정자방이다. 앞마당을 향해 6.6m²(2평) 나온 누마루는 마치 넓은 발코니 같다. 별채는 독립 건물로 방 2개와 거실이 있어 가족 단위 손님에게 좋다. 온돌 찜질은 락고재에서 즐길 수 있는 또 다른 즐거움이다. 아궁이에 직접 참나무를 때고 약쑥을 방에 놓아 은은한 쑥향이 난다. 안영환 대표는 “북촌을 가까이에서 즐길 수 있는 곳”이라며 “조용한 환경을 위해 12세 이하 어린이는 받지 않는다”고 말했다.

주소: 종로구 가회동 218
예약: 전화(02-742-3410) 또는 e메일(pss@rkj.co.kr)
가격: 2인1실 기준 27만5000원(조식·석식 포함, 1인 추가시 10만원)

지지향(紙之香)

파주출판단지에 있는 지지향은 책을 컨셉트로 한 부티크 호텔이다. 객실과 로비에는 TV가 없는 대신 총 5000여 권의 책이 있다. 로비에 있는 책장에는 300여 권의 책이 있으며 책장 아래 편하게 책을 읽을 수 있는 소파가 곳곳에 놓여 있다. 일반 객실 외에도 박경리·박완서·박범신·함석헌·신경숙·김훈의 방 등 특정 작가의 방이 있다. 방 안에는 작가가 직접 사용했던 애장품과 필기구, 친필 원고, 사진 등이 있다. 박경리·박완서 작가의 방이 가장 인기가 높다. 파주출판단지엔 40여 개의 출판사가 책방과 북카페, 미술관, 어린이 극장 등을 운영하고 있다. 책방에서는 시중보다 저렴한 값에 책을 살 수 있다. 김성수 지배인은 “가족 단위 손님이 많다”고 말했다. 간판이 없어 찾기 힘든게 단점.

주소: 경기도 파주시 교하읍 문발리 524-3
예약: 전화(031-955-0090) 또는 팩스(031-955-0040)
객실 가격: 13만2000원(2인1실 기준)

물놀이까지 가능하네

호텔그라모스

‘도심 속 휴식’을 내세워 올 5월 문을 열었다. 부티크 호텔 중 드물게 12층 옥상에 실외 수영장이 있다. 55m²의 작은 수영장이지만 가족 단위 고객들에게 인기다. 12층 옥외 수영장에서 바라보는 도심 야경이 멋지다. 파티룸에는 편백나무 사우나와 8m² 크기의 미니 수영장이 있다. 52개 객실 모두 도킹 스피커(스마트폰을 꽂아 사용하는 스피커)와 무선 키보드가 있다.

주소: 강남구 테헤란로 33길 6-5
예약: 전화(02-569-2121)
가격: 슈페리어(2인1일 기준, 33만5400원),디럭스(45만5200원)

방마다 다 다른 디자인

호텔 더 디자이너스

오늘은 SF 영화 속 장면 같은 방, 내일은 1960년대를 풍미하던 비틀스가 당장 튀어나올 것 같은 방. 이렇게 방마다 전혀 다른 느낌으로 꾸민 디자이너 호텔이다. 김도균 사진작가와 오형석 조형플래너, 범민 그래피티 아티스트 등 15명이 참여해 객실 90개를 톡톡 튀는 공간으로 만들었다. 방 이름도 컨셉트와 디자인에 따라 ‘비틀스’ 등으로 붙였다. 민광식 작가가 디자인한 원목 소재 사슴 모양이 장식된 ‘스위트 버블 트리’가 가장 인기가 높다. 안재만 총지배인은 “방마다 개성이 다른 부티크 호텔 본래의 개념과 가장 가깝다”고 말했다. 삼성동 외에 홍대에도 있다.

주소: 강남구 삼성동 144-7
예약: 전화(02-568-8371) 또는 홈페이지(www.hotelthedesigners.com)
가격: 디럭스룸(16만원), 스위트룸(25만원)

IP부티크호텔

2010년 국내 처음으로 부티크 호텔을 표방해 문을 연 곳. 홍익대 이정교 교수가 건물의 전체적인 디자인을 맡았다. 호텔 앞에 놓인 강성훈 작가의 작품을 시작으로 호텔 곳곳에 다양한 작품이 전시돼 있다. 주로 젊은 작가들 작품이다. 엘리베이터는 여행가방 형태다. 마치 갤러리를 연상시키는 로비에는 시즌별로 주제를 정해 작품을 전시한다. 호텔 내 레스토랑인 카페 아미가에서 쓰는 티 트레이 세트(위 사진)는 판매하기도 한다.

주소: 용산구 한남동 737-32
예약 : 전화(02-3702-8000) 또는 홈페이지(www.ipboutiquehotel.com)
가격: 디럭스(22만원부터), 스위트(30만원부터) 

객실 가구와 소품이 맘에 들면 사면 돼

플라자호텔

2010년 리노베이션 후 스테이 인 스타일(Stay in Style)이라는 컨셉트의 럭셔리 부티크 호텔로 다시 태어났다. 로비에서 전시하는 인간문화재가 만든 한국 전통 작품과 디자인 소품 등을 지하 1층(LL) 기프트숍에서 살 수 있다. 총 410개 객실을 여섯 가지로 구분해 각각 다른 분위기로 꾸몄다. 객실에 있는 인테리어 디자이너 귀도취옴피의 테이블·의자·거울 등 가구를 비롯해 휴지 케이스와 볼펜 등 작은 소품까지 구입 가능하다.

주소: 중구 소공로 119
예약: 전화(02-771-2200) 또는 홈페이지(www.hoteltheplaza.com)
가격: 슈페리어(32만원), 딜럭스 더블·트윈·패밀리(36만원), 프리미어 스위트(40만원), 이그제큐티브 스위트(42만원)

호텔 라까사

가구 및 인테리어 소품 브랜드 까사미아가 만든 호텔. 까사미아 제품으로 모든 방을 꾸몄다. 라까사에 놓인 까사미아 가구와 소품을 직접 사고 싶으면 호텔과 붙어 있는 매장에 가면 된다. 동관·서관, 2개로 나뉜 매장은 2800㎡ 규모로 우리나라 최초로 호텔 안에 들어선 인테리어 멀티 매장이다. 조현정 마케팅 팀장은 “ 호텔 라까사는 까사미아 제품 쇼룸 역할도 한다”며 “소품은 물론 인테리어를 그대로 가져다 집을 꾸미는 사람도 있다”고 말했다. 옥상에 있는 펜트하우스엔 넓은 거실과 정원이 있어 숙박은 물론 최대 30여 명이 모여 파티를 열 수 있다.

주소: 강남구 신사동 527-2
예약: 전화(02-546-0088) 또는 홈페이지(www.hotellacasa.kr)
가격: 스탠더드 싱글룸 18만원부터(조식 포함)

글=송정·심영주 기자 , 안혜리 기자
사진=김경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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