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패경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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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최근 우리는 주목할만한 부패상 세 경우를 보고 있다. 이들의 공통점은 그 관련인물들이 모두관사 또는 준공무원들이라는것, 그리고 그 수법들이 자못 「신발명품」이라는점. 우선 「공수형」을보자.
해외에 출장을 갔다 돌아오는 관리가 금은보석을 한 주머니 두둑이 넣고 오다 걸린경우. 그값어치는 백만원상당이라고 한다. 「홍콩」에서 가령 「다이어먼드」를 사오면 적어도 국내에선 3배를 호가할 수 있다. 역시 다른 금붙이도 비슷한 비율. 그러나 설마 산림청차장이 보석행상을 하려고 그것을 반입하려했다고는 생각되지않는다. 그보다는 훨씬 깊은 의미가 있었을 것도 같다. 누구에게 보석을 상납이라도 했다치면 그까짓 3배를 바라겠는가.
「돌계형」은 사뭇 적극적이다.10만윈상당의 장비를 구입해서 합법적(?) 「갱」으로 분장을한것이다. 제복차림으로 「오토바이」를 타고 우편국을 순회하며 송금수표를 거두어갔다. 그 범인도 「배일」을 벗겨보니 현역 공무원이었다. 그는 기획과 지령을 동시에 맡은 행동파고나하지. 직무의 허점을 개선하기는커녕, 바로 그것을 물실호기로 이용한 것이다.
지하수개발공사의 경우를 보자. 이번엔 그 위장수법이 놀랍다. 1미터당3천5백원의 「파이프를 4천7백50윈씩을 주고 구입했다. 공사측에서 33%의 값을 자체(?)인상한 셈이다. 그 액3천여만원의 행방은 물을 필요도 없다. 이경우는 누가 구매자이고 누가 상인인지 분간을 할수없다. 이런 역산법은 가히 국영회사에서나 볼수있는 진풍경이다. 유독 지하수개발공사만 그럴까 싶기도 하다.
관리의 부정수법은 이렇게 날로 개발만 되어가고 있다. 뇌물을 어물쩍 집어넣는 방법은 이젠 고전적인 수법이 아닐까. 그보다는 더욱 심화되고, 지능화되고, 교묘해서 좀처럼 산술적인 감사로는 드러나지 않는 부패들이 얼마든지 있을것 갈다.
문제는양심의회복밖에는없다.제도로도,법만으로도다스릴수없읕만큼 우리나라의 부패상은 고질화되어있다.
이 부패경쟁의 사회에서, 양심을 혹독한 시민 혼자만이 지킬수는 없다. 국가의 지배이념에서, 사회의 분위기에서 부터 그것은 지켜져야 한다. 「솔선수범」이란 말을 우리는 오늘 어디에서 찾아볼 수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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