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가의 안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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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귀한 생명과 재산을 빼앗아가는 불의의 사고가 잇달아 우리주변에서 일어나고 있다. 최근의 경우만 보더라도 지난30일 중앙선 송포역북쪽1백m지점에서 서울쪽으로 달리던 석유공사 유조열차가 탈선하여 폭발하면서 민가3간이 타고 11명이 비명횡사 또는 중화상을 입은 대참사가 일어났다. 같은날 서울특별시종로구연지동에서는「바나나」가공공장의「카바이드」가 폭발하여 3명이 사망하고 1명이 실종, 12명이 중경상을 입은 끔찍한 사건이 벌어졌다.
이들 사고와 더불어 희생된 사람은 해당 종업원들만이 아니다. 송포역유조열차가 폭발했을 때는 하늘에서의 불소나기가 때마침 잠들고 있던 인근주택에 퍼부어 주민들이 횡액을 당한 것이다. 서울 연지동「카바이드」폭발사고에서는 앞길을 지나가던 행인들이 중경상을 입었다. 중경상자라 하더라도 후유증에 고민할 것을 생각하면 그 인명손상은 막대한 것이다.
우리는 언제 무슨 일을 당할지 그야말로 불안하다. 일상생활의 안전을 위협하는 사고가 너무도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생활이 다양다기한 탓인지, 사회의 질서가 문란해진 탓인지, 별의별 사고가 자꾸 일어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사고는 불가항력적인 것으로 돌려버릴 수 는 없는 것이다. 사고란 결코 우연하게 일어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통틀어 사고는 무엇인가. 부주의했거나 당국의 감시나 단속이 소홀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사고의 성격이 이러할진데 그것을 방지하키 위한 방법 또한 자명한것이 있다고 본다.
첫째는 정신적으로 무단히 경각성을 높여 주의를 게을리하지 말아야 할 것이며 둘째는 철저한 감시와 단속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사고는 반드시 후진국이라해서 더 많은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미국의 자동차사고는 독립전쟁이래 월남전쟁까지의 사망자보다도 많다고 한다. 어느 의미에서 사고예방은 물질적인 대비보다 정신적인 경각심이나 감시와 단속이 더 우위하다고 볼수 있는 것이다.
특히 서울연지동의 「카바이드」폭발사고에 있어서 우리는 도대체 납득할 수 없는 것이 있다. 생 「바나나」를 익히기 위해「바나나」더미속에「카바이드」가 든 물통을 넣어둔다는 것부터가 이해할 수 없다.
현행 소방법에 의하면「카바이드」는 1「드럼」이상을 사용할때 위험물로 지목되고 있다. 이와 같은 위험물을 주택가 또는「빌딩」가에서 아무 거리낌없이 사용했다는 것도 유감스러운 일이다.
주택가 또는「빌딩」가의 안전을 저해하는 사고의 원인을 제거함에 당국의 단속강화를 요망하지 않을 수 없다. 특히 주택가의 평화가 각종 음식점, 가공공장, 여관등으로 침해되고 있음을 간과할 수 있다. 사고를 극소화시킴에 있어서의 당국의 철저한 감시와 단속은 매우 중요한 것이 아닐 수 없다.
한편 사고방지는 원천적으로 당사자가 주의해야 하고 당국의 단속도 필요하지만, 각 주택가 또는 각 직장마다 전원이 안전에 대한 인식을 투철히 하며 손쉽고 가까운 곳에서부터 미연에 방지할 수 있는 봉쇄조치가 마련돼 있어야할 것이다. 어쨌든 우리가 가지는 양식과 지혜를 결집하여 귀중한 생명과 재산을 앗아가는 사고방지에 비상한 노력을 경주하지 않으면 안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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