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 위령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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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사람은 동물들로부터 적지않은 해를 입는일도 많지만 이보다 동물을 이용하는 일이 더 많다.
논밥을 갈아추는 소, 짐을 날라주는 말, 집을 지켜주는 개, 쥐를 잡아주는 고양이등. 이런 것은 유익한 일을 하고있을뿐 아니라 죽어서도 고기를 재공, 인간의 미각을 돋우어 주고 영양을 보충해준다.
일반적인 이런 일들보다 더 숭고하게 죽는 동물 들의 얘기는 흔히 알려지지 앉고 있다. 희쥐는 약품의 검정과 뇌염 백신연구용으로 쓰여지고 말은「디프테리아」면역혈청을 뽑는데 쓰인다. 소는 종두약을 내주는데, 토끼는 면역현청채집, 세균진단, 약품검정용으로 쓰인다.
질병으로부더 벗어나려는 인간의 욕망 (때문에 지난 1년봉안 희생된 동물 가죽만도 11종에 3만2천8백여마리. 이들의 살신의 희생정신은 인간세계에서는 흔히 볼수 없는 것이다. 지난 28일 국립보건연구원은 이들의 넋을 위로하기 위해 동물위령제를 지냈다.
동물위령제는 일제시대에 시작된것으로 동물 이용한 인간의 죄악 조금이라도 덜어보자는데서 비롯된 것이다. 재작년6월 해방후 처음으로 위령재 지냈고 이번두번째 행사였다.
당생극번국, 동견무연응,개공함불도원왕생,고생극찬견산타견. 쟁암 이규원스님의 송주 독경의 소리가 은은히 울려퍼질때 동료 동물들은 이들의 명복을 비는 듯 한 동안 아무소리를 내지않았다. 실험용 동물들이 저승필을 향해 갈때 인간은 한가닥 자비를 베풀기위해 소·말등 큰짐송은 동맥을끊어주고 쥐같은 작은 동물은 전신마취를시켜 안락사 시키고 있다.
그러나 이것만으로는 양심의 가책을 벗어나기 어려운 우리 연구원들은 위령재라는 섹다른 행사를 갖게된것이며 앞으로 해마다 이행사를 계속하게 될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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