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째의 전화총무회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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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내가 기성정치인이었다면 한바탕 「쇼」를하며 호통이라도 쳤을것인데 지금생각하니 후회된다』-. 유진오신민당총재는 25일 「가톨릭」청년학사회에 나가 연설하면서 국회발언을 중지당했던 며칠전일을 이렇게 자평했다.
그는 『정치를하려면 「카스트로」나 「히틀러」처럼「쇼」도 할줄알아야 겠더라』고 말해 장내를웃겼다.
유총재는 또 외계에서 정계에 들어와 실패하는 경우를 두가지로 들었는데 하나는 적응을 못해 실패하는 「타살」이고 다른 하나는 『정치는 이런것』이라며 자포자기하는 「자살」이라고 정치성패론일석을 폈는데 그자신은 『아직은 타살도 자살도아닌 생존』이라고 자부했다.
「한국지성인의 어제와 오늘」이라는 제목의 이연설에서 그는「6·25동란때 피난길에서 정치의 중요성을 처음느꼈다』면서『정치는 진흙 구렁텅이긴 하지만 현실생활을 지배하는 필요악이므로 지성인이 적극 참여해야할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편히 주무셨소』『잘 잤읍니다』『좀 만납시다』『살다보면 만날날이 있겠지요』-. 김택수공화당 원내총무는 여야의 대화가 끊어진 요즈음 매일 아침 김영삼 신민당원내총무에게 전화를 걸어 「전화 총무회담」을 한다고.
김영삼총무가 습격당한 다음날인 21일부터 시작된 이 공화·신민양당 「전화회담」에서는 문안부터 국회운영문제까지 얘기되고있는데 26일 아침에는 이 전화회담의 「옥타브」가 좀높았던 모양.
김공화당총무는 『호랑이를 잡으려면 굴속에 들어가야지 밖에서 큰 소리나 치고있으먼 호랑이가 잡히느냐』면서 『본회의보다는 예산심의가 시급하니 예결위에 나오라』고했으나 김영삼신민당총무는 『무슨얘기요, 공화당은 국회법을 준수해서 우선 본회의부터 참석하시오!』라고 화를냈다고. 이래서 26일의 전화 회담은 결렬(?)됐으나 김택수총무는 『앞으로도 전화회담은 계속될것』이라고.
○…요즘 일본국회에서 심의되고있는 「출입국관리법개정안」이 재일한국인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는 외무부는 이문제가 최근 갑자기 국내여론의 대상이되자 난처한 표정.
재일민단측은 벌칙이 강화됐고 일본정부의 자유재량권이 많다고 이법안을 반대하고 있지만『일반및 협정영주권자및 신청자격자와 자손들은 규제대상에서 제외되었기 때문에 큰문젯거리가 아니다』라는게 관계자들의 얘기.
그러나 정부가 아무일도 안한다는 핀잔을 받기도싫고 그렇다고 일본측에 항의할 뾰족한 대상과 이유가없어 꺼림칙한 모양.
그래서 지금까지는 한일간에 문제가 생기면 엄민영주일대사나 김산정영일본대사를통해 항의하는것이 보통이었지만 이같은 사정때문에 외무부는 방식을 바꿔 26일아침 김정태외무부아주국장으로하여금 전전일본참사관을불러 일본측 얘기를 듣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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