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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난 17개월|대미 화해무드 결과인 듯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1면

월남에서 실종한 2명의한국인이 17개월만에 석방되어 18일하오 귀국했다. 「캄보디아」 정부는 16일 이들 2명의 한국인을「캄보디아」 주재호주대사를 통해 석방하면서 『호주정부와의 우호관계 때문에 석방한다』 (외무성차관성명)는 간단한 설명을 했을 뿐 그 이상의 언급은 하지 않았다.
「캄보디아」정부의 이번 결정은 지난66년12원20일 김귀하선수 (북송교포권투선수)의 정치망명사건으로 한국 총영사관이 철수했던 사실로 미루어 앞으로의 한국, 「캄보디아」간의관계개선에 한 가닥 밝은 빛을 던져준 것으로도 볼 수 있다.
중립국인 「캄보디아」의 교묘한 대외노선으로 보아 반드시 낙관적으로만 해석할 수 없는요소들도 있지만 우리나라와의 관계에 있어서 고무적인 일로 봐도 무방할 것 같다.
외교 「업저버」들은 「캄보디아」정부의 석방의도를 단정치 못하고 있으나 최근 「캄보디아」가 미국과의 대리대사외교관계를 재개한 것으로 보아 월남참전연합국 특히 미국과의 화해「무드」에서 온 결과가 아닌가하는 추측들이다.
정부는 그 동안 이들 억류자의 석방을 위해 지난해11월부터 「캄보디아」주재 호주 및 「필리핀」대사관을 통해 비밀교섭을 벌이는 한편 「시아누크」「캄보디아」국가원수와 개인적으로 친교가 있는 홍성욱「카이로」총영사를 통해 접촉을 벌여왔었다. 정부가 이처럼철저히 비밀 속에서 석방교섭을 벌인 것은 영사관계가 단절되는 등 대중립국외교가 「캄보디아」에서 벽에 부딪친 난경을 뼈저리게 느꼈기 때문인 것 같다.
더구나 지난4월 「프놈펜」주재 한국총영사를 지냈던 홍성욱총영사가 보낸 석방호소서한에 대한 답변은 「시아누크」공은 자신이 발간하는 불어판 월간정치지 「르·상쿰」 (LE SANGKUM)에 게제하고 『지난해 주월한국군이 「캄보디아」 국경을 침범한 사실이 있어 그 이유 때문에 현재 「캄보디아」수중에 들어와 있는 두 한국인에게 선처하기 어렵다』고밝힌바 있어 더욱 조심스럽게 제삼국을 통해 교섭을 벌여왔었다.
이번 석방된 두 사람은 주월한국군 태권도교관이었던 박정환소위(27·서울용산구이태원동군인「아파트」10동113호)와 「PA&E」 회사의 민간인 기술자로 일하던 채규창씨(39·군산시구암동329).
이들은 지난해1원3l일「베트콩」의 구정공세때「미토」지역과 「동탐」지역에서 각각 실종됐다가 그후 「베트콩·캠프」에서 월맹을 거쳐 북괴로 끌려갈 뻔했다.
이들은 북괴로 강제 호송되던 중 3명의 월맹군호송원을 태권도로 때려누이고 탈출하는데성공했으나 지난해 4월4일「캄보디아」국경내의 숲 속에서 「캄보디아」군에 다시 체포됐었다.
이어 지난해 11월19일 「캄보디아」군법합의에서 간첩죄로 징역 6년씩을 각각 선고받고「캄보디아」 군형무소에 복역 중 이번에 석방된 것이다.<허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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