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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공화국 제2주자 퐁피두의 장|그가 요리할 「프랑스 7연」의 진로|우선은 드골 계승|대미개선·나토협조정책 복귀도|동서 화해역 불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프랑슨 국민들은 6월 들어 두 번 있었던 (1일과 15일) 투표에서「조르지·퐁피두」 (57)씨를 대통령으로 선출했다. 1차투표에서 과반수의 득표를 하지 못해 2차투표에서 「포에르」후보와 재대결했던 「퐁피두」는 투표직전 여론조사에서 밝혀진 58%의 지지율을 그대로 얻어 「프랑스」 제5공화국의 2대대통령에 당선된 것이다.
대통령의 권한강화등의 내용을 포함한 헌법개정을 국민들에게 호소했다가 「프랑스」국민들이 이를 국민투표에서 거부하자 홀연히 「에이레」로 날아가 휴양을 하고있는「드골」자리를 이어받은 「퐁피두」는 앞으로 7년 동안「프랑스」를 요리해 나갈 주인공이 된 것이다. 「드골」밑에서 6연동안이나 수상직을 해오는 동안 국내외적인 정세를 익힐 대로 익혀온 「퐁피두」였지만 「엘리제」궁의 주인된 그에겐 당장 또는 앞으로 해결해야 될 문제들이 산적해있다.
선거전부터 「드골」후계의 기치를 내걸고 나선「퐁피두」였지만 앞으로 7년임기동안 「드골」10년이 남긴 정치·경제·사회면에서 유산을 요리해 나가는데 있어 우선은「드골」계승이라는 대원칙에 의거 일을 처리해 나갈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볼 때 결국 「퐁피두」는 「드골」노선에서 독립된 독자적인 정책노선을 취할 것으로 보는 측이 많으며 『새로운 「퐁피두」시대』를 이룰 것이 기대되고있다.우선 대외적인 문제에서 「나토」및 대미관계에 관한 「퐁피두」의 입장은 가장 큰 관심거리가 되고 있다.
「드골」은 「나토」에서 「프랑스」군을 철수시키고 『「나토」에서 탈퇴는 하지 않으나 군사적 복귀도 하지 않는다』는 정책을 취해왔는데 「퐁피두」도 「드골」의 이 정책을 답습할 것이 예상된다. 다만 「퐁피두」는 「나토」와의 협조관계에 점차적으로 복귀시킬 것으로 보이며 대미관계에선 독자노선을 유지하면서 영구적인 관계개선을 꾀하는 방향을 취할것 같다. 구공시 (EEC), 특히 영국의 EEC가입에 관한 「프랑스」의 입장 역시 세계가 주목하는 일이다.
「드골」 은 영국의 EEC 가입을 두 번이나 거부했고 심지어는 영국의 가입협상조차 거절한 초강경태도를 취했었다. 이에 반해 타결전망이 짙을 경우 협상에 응한다는 것이 「퐁피두」의 방침이며 가입에 엄격한 조건을 결부시키는 선에서 결국은 영국의 가입에 동의할 것으로 보인다.
「이스라엘」 에 대한 무기판매를 전면 금지시키고 「아랍」측에 동정적이었던 「드골」에 비해 「퐁피두」는 무기판매금지조치를 해제하는 한편 중동문제에 관한 한 엄격한 중립정책을 취할 것이 예상된다.
현재 「이스라엘」은 「프랑스」에 50대의「미라주·제트」기를 주문했으나 받지 못하고있다.
동구문제에 관한 「프랑스」의 입장은 상당히 「델리키트」한 일면을 가지고 있다.
「드골」은 『대서양에서 「우랄」산맥까지』라는 독립된 「유럽」정책을 취하면서 대소화해정책을 취해왔었는데 「퐁피두」역시 대소협조강화를 노리면서 동서화해의 교량역할을「프랑스」가 담당하도록 꾀할 것으로 보인다.
소련은 처음부터 「퐁피두」후보를 은근히 지지해 왔었으며 「퐁피두」자신이 그 사실을 모를 리가 없기 때문이다.
특히 2차투표에서 공산당은 유권자들에게『기권』하도록 강력히 권고했는데 이는 결과적으로 공산당표가 반 「퐁피두」세력으로 뭉칠 수 있는 가능성을 배제한 결과가 되기도 한 셈이다.
국방정책에 관한 「퐁피두」의 자세는『독자적인 핵군창설』을 추구해온 「드골」과는 달리 영국과의 핵 「풀」설립을 검토할 것으로 대부분 믿고있다.
한편 국내적인 문제도 「퐁피두」의 처리를 기다리고 있는 문제가 한두 가지가 아니다.
작년부터 일기 시작한 「프랑」대의 파동은 아직도 가실 줄을 모르고 있으며 자칫 잘못하다간 더욱 커져 갈 기미마저 보이고있다.
금본위제로의 국제통화제 복귀를 내세운「드골」과는 달리「퐁피두」는 국제통화기금(IMF)의 특별인출권 (SDR) 의 창설을 지지할 것 같다.
또「드골」이 거부했던「프랑」화 평가절하에 대해선 국제적인 통화재평가의 일환으로 「프랑」화 평가절하를 거부하지 않을 것으로 믿어진다.
이의 시기는 금년 가을에 있을 IMF총회와 상승일로에 있는「마르크」대의 나라 독일에금년 가을 총선거가 있으므로 그 이후에나 설정될 것 같다. 「퐁피두」는 또 취임하자마자 좌파가 지배하고 있는 노조와 학생들의 저항운동을 달래야 한다.
벌써부터 노조는 임금인상을 요구하고있는데 작년의 임금인상으로「프랑스」의 「인플레」는 더욱 격화된 지금 들의 요구를 어느 정도 들어주면서 경제정책을 조화시키는 문제와불만에 싸인 학생을 달래는 것은 전적으로 「퐁피두」의 과제다.
더구나 그가 얻은 표수는 전유권자의 39%에 지나지 않은 것이고 보면 나머지 국민들의 의사를 충분히 파악하는 노력도 필요로 하고 있다. <김건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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