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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정식품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1면

미국작가 「업튼·싱클레어」의 『정글』이라는 소설에 나오는 이야기다.
「시카고」의 「다함」회사 도살장풍경-. 고기에 마리가 새까맣게 붙어있다. 직공들은 그 파리를 쫓을 생각도 않고 일에 매달려있다. 땀이 비오듯한다. 작업복은 그대로 누더기다. 땀에 걸어 냄새가 고약하다, 작업장은 그나마 통풍구가 없는 지하실이다. 습기며 탁한 공기는 숨을 꺽꺽막는다. 맑은 물이 따로 없다. 어쩌다 손을 씻게되면 「스시지」에 넣을 물에 그대로 담근다.
외국에 수출한 통조림은 모두 되돌아온다. 방부가 제대로 안되었기 때문이다. 그 썩은 통조림은 다시 원료속에 섞여 통조림이 되어 나온다. 이것이 전국으로 공급된다.
당시의 미국대통령 「디어도·루스벨드」는 아침을 먹으며 책을 뒤적이는 습관이 있었다. 어느 날 아침에도 「샌드위치」를 들며 「싱클레어」의 이 소설을 읽다가 그는 격노했다. 그는 식탁의 「소시지」를 창밖으로 내던지고 당장 입법조치를 명령했다.
의회는 「진상 조사위」를 만들고 부정식품단동법을 통과시켰다. 벌써 60여년전의 일이다.
후에 「싱클레어」는 한 사석에서 이런 말을 한 적이 있었다. 『나는 민중의 심장을 겨냥하고 있었다. 한데 우연히도 사람들의 위속에서 그것은 맞아 떨어졌다.』(68연도 브리태니커대사전에서). 우리네의 현실은 바로 60여년전의 미국사회를 연상하게 만든다. 「통조림」속에서 파리가 나온 실례가 있는가하면, 우유속에 밀가루를 퍼 넣기도 한다. 어떤 포도주를 마시면 취하기는커녕 객혈을 하고 쓰러진다. 맥주속에 구정물을 퍼 넣는 밀조단이 3연이나 수지를 맞추었다.
서울의대 K박사의 보고에 따르면 이번엔 각종식품속에 유해색소가 범람한다. 가령 음식점의 고춧가루 중 64%가 유해적색 물감을 섞은 것이다. 「드로프스」·「주스」·「캔디」등 어느 것 하나 성한 것이 거의 없는 형편이다.
색소의 경우는 인체 중에도 특히 간을 해치며 심지어는 암의 유발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바로 살인색삭이기도 한 것이다. 어떤 콩기름을 마시면 신체의 기능이 온통 마비되는 경우도 있었다.
대통령은 지난 5일 부정식품이나 약품의 제조업자를 극형에 처하라는 특명을 내렸다. 상국은 일면당속, 일면특별법의 제정을 서두르고 있는 모양이다.
최근 보도는 그 일선의 단속이 유야무야되고 있다는 것을 폭로하고 있다. 불쾌하기 짝이 없는 노릇이다. 좀 더 「포르티시모」로, 「템포」를 올리기를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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