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에 살인강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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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대구】5일하오 1시쯤 금괴밀수범을 가장, 대구시포정동6 보금당금방에 찾아와 금방주인 아들이수학씨(37)를 친척집으로 유인, 쇠절굿공이로 때려 죽이고 돈1백여만원을 뺏어 달아났던 살인강도범 배판구(28)형제가 6일상오 11시쯤 경찰에 잡혔다.
이날 대구경찰서 이종배형사반은 배의 뒤를 추적 끝에 고령군덕곡면양산동 배의 자형집에 몸을 숨기고 있던 배와 동생근환(25·고령농촌지도소 서기)등 2명을 잡고 피해금품 1백여만원도 모두 압수했다.
경찰은 범행 현장부근에서 망을 본 공범 최모를 계속 쫓고 있다. 5일낮12시쯤 범인 배등은 보금당에 찾아와 살해된 이씨에게 묵직한 부대를 보이면서『이속에 월남에서 갖고온 금괴가 들어있는데 사지 않겠느냐』고 꾀었다.
이씨는 금을 사기위해 현금1백만원(5백원권)을 챙겨 배를 따라 대구시대명동4구2482의2에 세들어 사는 배의 조카 배모양 집으로 갔다. 배는 방안에 있던 배양을 밖으로 내보낸 뒤 부대속에서 금괴를 끄집어내는 체하다 미리 준비한 길이 80㎝, 직경5㎝이 되는 쇠절굿공이로 이씨의 머리를 쳐죽였다.
배는 시체를 부엌에 있던 높이 82㎝, 직경60㎝의「드럼」통에 넣은 뒤 현금을 갖고 공범들과 함께 달아 났었다.
한참만에 집에 돌아왔어도 이 끔찍한 사건이 일어난줄 모르고 있었던 배양은 다음날인 6일 새벽에 아침밥을 지으려고「드럼」통을 열었을때에야 비로소 이사실을 알고 경찰에 시체발견신고를 한 것이다.
사건직후 대명동파출소에 수사본부를 설치한 대구경찰서는 범인의 퇴로를 막는 한편 배의고향인 고령과 그가살던 부산 모처에 형사대를 보냈었다.
경찰은 배등이 사건발생8일전인 지난5윌28일부터 시체를 넣은 「드럼」통과 절굿공이가 든 흑색「나일론」가방을 배양집에 갖다 놓은점을 가려내고 오래전부터 금방을 상대로한 강도모의를 해온 계획적인 범행으로 보고 있다.
해군에서 제대한 범인 배는 몇 년전부터 고향인 고령을 뛰쳐나와 부산등지로 돌아다니다 8일전에 대구에 나타나 먼 친척뻘 되는 배정흠씨(대구시대명동4구)에게 부산서 돈을 벌었으니 집이나 한채 사야겠다고 했다는 것인데 사건전에 친척배씨를 통해 살해된 이씨를 소개받기도 했었다한다. 한편 「나일론」가방과「드럼」통을 조카배양한테 맡길적에도 배는 가방속에 귀중품이 들었으니 열어보지 말라고 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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