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국가 「에고이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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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충승반환문제를 토의하기 위해 방미중인 애지일본외상은 2일「닉슨」미국대통령과의 회담에 뒤이어 3일부터 「로저즈」 미국무장관과의 회담을 시작했다. 애지외상에 의해 제시된 일본측주장을 요약해보면 ⓛ1972년내에 충승정권을 반환할것 ②충승기지는 미일안보조약테두리안에서 본토기준으로 해결할것 ③반환에 있어서는 비핵반환으로 할 것 등을 요구했으며, 이에 대해 미국은 일본을 포함한 극동의 안전을 위해 충승기지의 중요성을 지적한 것으로 전하고 있다.
충승반환문제는 일찌기 「아이젠하워」대통령이래 미국의 역대대통령이 기회 있을때마다 그 의사를 표명했으므로 언젠가는 반환문제가 토의될 것으로 간주되어 왔다. 그러나 그 반환시기와 반환형태는 신중히 결정하지 않을 수 없는 문제이다.
주지되어 있둣이 충승기지는 극동에 있는 미국의 중대한 전략기지로서 보급·훈련·통신·핵억지등 여러기능을 가지고 있다. 지난날 한국전쟁때는 물론 현재의 월남전쟁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으며, 극동의 안보에 관한 미국의 책임을 수행함에 불가결의 기지가 되어있다. 따라서 충승의 반환시기와 반답형태는 어디까지나 극동의 안보에 영향을 주지 않는 범위안에서만 고려되어야 한다는 것은 자명한 일로 되어있다.
일본은 충승의 조기반환을 요구함에 있어서 국민감정때문이라는 것을 말하고 있다. 그러나 일본의 일부 야당세력은 충승반환문제를 양일관계전체에 도전하기 위해 민중의 지지를 획득하기 위한 정치문제로 이용할뿐 만 아니라 주민간의 불만을 고조시키고 정치적선동까지 일삼고 있다는 것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며, 그에따라 적지 않은 곡해와 오해가 파생하고 있다는 것도 부인할 수는 없을 것이다.
충승기지는 한-미, 미-중, 미-북방위조약을 수행함에 있어서는 물론 다름아닌 미-일안보조약의 수행을 위해서도 필요한 것이다. 일본은 헌법제9조에서 전쟁을 포기하고 군비와 교전권을 부인하게 되어 있지만 충승기지와 미일안보조약은 바로 그와 같은 일본의 안보를 위해마련된 것임을 알아야 할 것이다.
전후 극동의 정세가 항상 긴장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일본의 극동안보를 위한 기여는 그야말로 미미한 것이었음을 또한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예를들어 일본의 군사비부담을 보면 국민총생산의 0·1%(1968년 영전략연구소) 밖에 되지 않는다.
미국의 11%에 비해서는 물론 가난한 이웃인 한국의 5%에 비해서도 너무나 적은 것임을 그들은 스스로 부인치 못할것이다.
일본의 좌경 소수파는 충승반환을 서두를 것이지만 일본의 대다수 국민은 일본자위대의 한계와 극동안보에 있어서의 미국의 역할을 냉정하게 다시 인식하지 않으면 안될 것이다. 충승반환문제는 이번의 미=일외상회담을 비롯해서 오는 11月 좌등일본수상의 방미와 더불어 본격적으로 토의될 것으로 보이지만 그 반환의 시기와 반환형태는 극동안보에 영향을 주지 않도록 신중히 결정해야 할것을 거듭 바라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요컨대 일본은 자유세계의 일원으로서 그들의 지나친 국가 「에고이즘」을 버려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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