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8 재보선 격전지] 경기 광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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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광명은 13개 8.8 재보선 선거구가운데 최대 격전지로 꼽힌다.

한나라당 전재희(全在姬.53) 의원과 민주당 남궁진(南宮鎭.60) 전 문화장관이 각각 전국구 의원과 장관직을 내던진 채 배수의 진을 치고 나섰고, 당 차원에서도 총력지원을 준비중이다.

전 의원은 노동부 국장 재직시 관선 광명시장으로 발탁돼 전국 유일의 '홍일점 여성시장'이란 기록을 갖고 있고, 남궁 전 장관은 자타가 공인하는 '정통 DJ맨'이면서도 성실한 지역구 관리로 정평이 나있어 성(性) 대결외에도 여러모로 대비된다.

당 지도부의 출마요청을 완강히 거부하다 이회창(李會昌) 대통령 후보의 간곡한 권유로 마음을 바꾼 전 의원은, 광명에서 관선시장에 이어 민선시장에도 당선돼 4년간 살림을 비교적 잘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고, 이 덕분에 광명 지구당에서 출마를 요청하는 탄원서를 중앙당에 제출할 정도였다.

15대 때 광명갑에서 당선된 남궁 장관은 지난 99년 옷로비사건으로 여권이 곤경에 처하자 의원직을 던지고 청와대 정무수석으로 옮겨 장관직까지 이르렀으나, 평소 소리없이 궂은 일을 처리하는 성품으로 얻은 '황소'라는 별명답게 억척스럽게 지역구 관리를 해왔다.

하지만 전 의원은 98년 7.21 재보선에서 조세형(趙世衡) 당시 국민회의 총재권한대행에게 패배한 경험이 있고, 선거 승리만을 위해 전국구 의원직을 버리고 출마한 것은 당리당략적 발상이 아니냐는 비판에 직면해 있다.

또 남궁 장관은 DJ의 핵심측근이라는 색채가 재보선 전략의 일환으로 '탈 DJ'행보에 나선 노무현(盧武鉉) 대통령 후보와 맞지 않은 것이 아니냐는 당 안팎의 지적이 부담이 되고 있다.

한나라, 민주 양당의 중앙당 차원 공방도 벌써부터 불꽃을 튀기고 있다.

민주당 이낙연(李洛淵) 대변인은 17일 논평에서 "전 의원은 지난 8일 지역구 의원에 출마하겠다고 기자회견을 통해 밝혔으나 지금까지도 의원 자격으로 의정보고대회를 열고 국회의원 세비를 타고 있다"며 "지역구 후보 사퇴나 전국구 의원직 사퇴중 양자 택일하라"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 남경필(南景弼) 대변인은 "민주당 대변인과 당 지도부가 총출동해 전 의원을 공격하는 것을 보면 역시 전 의원이 강자임을 확인해 주는 것이자 민주당이 스스로 패배를 인정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후보 약력

△ 전재희
▲경북 영천 ▲노동부 노동보험국장 ▲광명시장 ▲ 한나라당 제3정조위원장 ▲16대 의원

△ 남궁진 ▲충남 논산 ▲ 민주당 사무부총장 ▲14.15대 의원 ▲국민회의 제1정조위원장 ▲대통령 정무수석 ▲문화관광부 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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