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 다이어트 약 피해자 속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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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서 제조된 다이어트 보조제들. 이 중 두 개는 일본에서 승인받지 않은 약품이고, 하나는 건강식품이다.

수입된 중국산 다이어트 약 때문에 일본에서는 적어도 4명이 사망하고 1백50명 이상이 질환을 앓고 있다. 일본 보건 당국자들은 피해자가 속출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문제의 제품들이 다른 아시아 국가에서 일어난 2명 이상의 사망과도 연관이 있다. 사망자가 또 발생하자 호황을 누리고 있는 다이어트 보조제 및 허브 제품 업계에 대해 좀 더 엄중한 규제를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교도통신은 주말, 일본의 다이어트 약 시장 규모가 상당히 크며, 희생자들이 인터넷을 통해 약을 주문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일본 후생성은 토요일(현지시간), 이 약으로 인해 현재까지 4명의 사망자와 1백60명의 환자가 발생했으며, 이들 중 다수는 여성이라고 밝혔다.

교도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이들 중 절반이 간과 갑상선 이상으로 입원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이어트 약 중 하나인 '센노모토-코노'는 식욕 억제제인 펜플루라민뿐 아니라 갑상선 성분도 포함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펜플루라민을 다이어트 약제와 함께 섭취할 경우, 심장 판막이 손상될 수 있다는 증거가 나오면서 미국에서는 5년 전 펜플루라민의 사용이 금지됐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간 기능 장애

중국의 건강 제품사인 어지당(御芝堂)이 제조한 '슬림 10'도 유사한 성분을 포함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 제품은 올해초 싱가포르에서 판매 중지 처분을 받았다.

그러나 이 같은 처분에도 불구하고 싱가포르에서는 이 약으로 인한 간 기능 장애로 지난달 43세 여성이 사망하는가 하면, TV 진행자 안드레 드 크루스가 죽을 뻔 하기도 했다고 AP통신은 보도했다. 크루스는 남자 친구가 간을 이식해줘 간신히 살아났다.

이에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어지당의 다이어트 약을 먹고 한 사람이 사망했으며 중국 당국이 이 제품의 판매를 중단했다고 보도했다.

이 다이어트 약은 이달 초, 후생청이 이 약을 복용한 뒤 60세 여성이 사망하고 십여명이 간 기능 장애를 겪고 있다고 발표하면서 일본 언론의 주목을 받게 됐다.

후생성 관계자들은 이 약에서 포함 성분에 명시돼 있지 않은 갑상선 자극 호르몬과 식욕 억제제 성분의 흔적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이 두가지 모두 처방이 필요한 약제다.

'가짜'약

슬림10. 중국의 보건부가 슬림 10의 제조사의 면허를 취소했다고 신화통신이 보도했다.

그러나 광범위한 홍보 캠페인에도 불구하고 이 약이 인터넷을 통해 여전히 판매되고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었다.

일본의 후생성은 특히 인터넷을 통해 제품을 구입하는 사람들에게 경고하기 위해 어지당의 다이어트 보조제의 이름을 비롯해 시나지수라는 약의 이름을 공개했다.

그러나 시나지수의 제조사는 질환과 연관이 있다고 뉴스에 보도된 제품은 모조품이라고 주장했다.

교도통신은 이 제조사가 자사의 웹사이트에서 일본 언론에 보도된 제품의 포장 디자인이 자사 제품과는 다르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중국 동남부의 광둥성 희주(惠州)에 본사를 둔 이 회사는 자사의 제품에는 펜플루라민이 들어 있지 않으며, 이 약을 먹고 간 질환을 앓은 사람이 없다고 주장했다.

TOKYO, Japan/ 이정애(JOI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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