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발전과 제철공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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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우리가 『철의 시대』 (Ir-on Age) 라는 말을 들은 지 오래된다. 오늘날에 있어서는 철의 생산이 경제발전의 한 척도가 되고 또 그 나라의 부강을 과시하는 것으로 되어있다.
외국에 있어서의 예를 보면 경제의 발전에 따라서 『양질·다량의 강철재』가 필요해졌 기 때문에 제철시설은 점차적으로 늘어났었다. 이러한 점에서 생각할때 우리가 60만t 시설용량의 종합제철소를 만든다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어느 나라에 있어서든 제철부문은 총생산과정에 있어서 기초부문을 형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지금 10%이상의 경제성장하에서 제조부문은 68년에 28·5%라는 높은 성장률을 나타내고 있다. 따라서 연간20%이상의 철강재수요률이 증가하고있는 형편이다. 이것을 수입에만 의존하고 있을 수는 없는 것이다.
그러나 문제는 국내철 생산에 의해서 수입을 대체한다는데에만 의의가 있는 것은 아니다. 더욱 중요한 일은 주철생산과 강철생산, 그리고 또 가공부문에 기술적으로 상호 밀접한 관계를 지니고 있을 뿐만 아니라 또한 기계기구공업과 밀접한 관련을 지니고 있다는 점이다.
말하자면 이 제철부문은 가장『연쇄효과』가 크다는 말이다. 후방효과보다도 전방효과가 월등 큰 것이다. 이것은 연관산업의 유발작용이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일반적으로 개발도상에있는 나라들은 그 투자순위에 있어서 이 같은 연쇄효과가 가장 큰데에 선행적으로 투자하는 것 을 상례로 하고있다.
왜냐하면 타 산업에 대한 유발작용이 크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투자효과를 높이게되기 때문이다. 이 제철공업은 전방으로는 기계공업·자동차·조선 또는 건설부문에 소재를 제공함으로써 『유발충격』을 줄 것이고 또 후방으로는 제철소가 필요로 하는 원자재를 공급케하는 광업을 비롯한 타 산업에 역시 유발충격을 줄 것이다.
이러한 의의를 지닌 종합제철이 KISA (한수제철차관단) 의 일부국가 때문에 왈가왈부의 논의가 되고 있다는 것은 유감 된 일이 아닐 수 없다. 자기네들이 기술적 검토까지 끝내고 이미 국내공정이 50%에 가까운 진도를 보이고 있는 이 마당에 차관의 공여를 주저한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일이 아닐 수 없다. 우리가 이미 위에서 지적한 바와 같이 장차 국제취지효과면에서나 또는 타산업을 유발하는 연쇄효과면에서 이 종합제철건설은 불가벽한 일이다.
차관을 꺼리는 일부국가에서 우열(debt service)을 문제로 하는 것 같지만 그것은 한국경제의 성장과 수출신장률을 생각하면 하나의 기우에 지나지 않는다. 외자상환을 위해서는 그나라가 연간 그해 수출이나 용역에 의해서 벌어들이는 10%선을 지니고 있으면 되는 것이다. 우리는 지금 그선을 유지해 가고있고 또 그러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원조나 차관은 그 나라의 경제적 자립을 도울 때 의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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