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범서 외자장벽에|「거액」비해 경제적 기여와 타당성 의문제기|공장규모·공정배분도 난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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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1차5개년 계획 초반에 태동, 8년간의 우여곡절을 겪었던 종합제철공장은 마지막 착공단계에서 반전, 차관선을 다시 확보해야 할 고비에 처하고있다.
총외자소요액의 5%를 맡은 미수출입은행과 서독정부가 차관공여를 거부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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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리금상환이 과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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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년10월 KISA(대한국제제철차관단)와 기본협정이 체결된 후에도 아무런 이견을 제시하지않던 미국과 서독이 갑자기 차관을 거부한 이유가 정확하게 무엇인지를 정부는 명확히 밝히질 않고있다.
그러나 그동안 두드러지게 나타났으며 차관거부 이유로도 작용했을 종합제철의 문젯점은 대체로 두갈래로 나누어진다.
하나는 IBRD(세계은행)가 과중한 원리금상환부담과 관련, 『거액의 종합제철사업이 빠른 시일안에 한국경제에 기여하지 못한다』는 의견을 제시한 것이며 다른 하나는 미수출입은행 및 서독정부가 공장규모·시장구조 등을 들어 경제적 타당성에 의문을 제기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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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당성 재검토요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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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은의 의견은 지난2월 정부에 보내온 「한국경제평가보고서」에서 제시되었고 서독과 미국은 지난4월 하순 및 5월 초순께 박충훈경제기획원장관이 방문했을 때 차관거부의사를 직접 통고했다는 것이 정부당국의 설명이다.
이 때문에 정부는 박기획방미시에 종합제철사업에 대한 타당성을 다시 검토해 주도록 요청한바 있으며 보다 구체적인 거부의 이유와 문젯점이 제시되기를 기다리고 있다고 전한다. 그런데 문제의 촛점은 자금 및 공장규모와 시장구조에 따른 공정배분문제라는 것이 관계자들의 견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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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모 국제단위미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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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현재의 우리실정으로는 공장규모와 자금문제가 상충되고있어 사태가 더욱 심각해지고있다.
공장규모가 국제단위(연산3백만t) 미달이어서 규모를 좀 늘리자면 소요외자의 조달과 상환부담문제가 당장 제기된다.
반대로 적은 외자로 작은 규모에서 출발하자면 국제경쟁력미비로 작은규모에서 경영부실,또는 국제분업상의 약점을 지니는 결과를 가져온다는 것이다.
또한 현재의 연산 60만t 규모에서 공정배분을 조정, ?연부분을 기존시설에 맡기고 제총· 제강부문에만 치중한다면 종합제철공장으로서의 기능을 상실할 우려가 있다.
따라서 종합제철공장건설방침에 변함이 없다면 자본규모와 관련한 자본규모와 관련한 공장규모조정, 시장구조와 관련한 공정배분등이 상당히 어려운 문제로 제기된다.
특히 1차규모 60만t, 2차규모 1백만t, 3차규모3백만t으로 잡은 현재의 계획은 미국의「코파스」 「브루넉스」 「웨스팅하우스」 , 서독의 「데마크」와 「지멘스」, 영국의「웰만」, 「프랑스」의 「엔시드」, 이태리의「인피안티」등 세계적으로 권위있는 8개회사의 설계였으며, 서독의 「D·케지」, 미국의 「브루넉스」동의 용역조사도 거쳤던 만큼 세은의 타당성 조사가 끝나더라도 이견이 쉽게 해소되지는 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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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업입국위해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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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정부는 국내철강재수요를 감안, 공업입국을 위해서 이 공장을 추진하고 있으며, 지원시설도 50억원을 투입, 45%를 진척시킨 바 있다. 또 며칠전 박대통령은 세은의 타당성 검토이외에 국내에서도 자체적으로 타당성을 재검토, 차관공여국에 대한 이해를 촉진하고 지원시설건설을 계속하라고 관계자들에게 지시, 굳은 결의를 보인바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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