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주택경기 OOOO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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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기자] '상저하고(上低下高)'.

올 초 주택시장의 흐름을 예상했던 말이다. 연구기관과 부동산 전문가 등은 올 초 주택시장이 상반기 바닥을 다지다가 하반기에 회복세를 나타낼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이러한 예상을 깨고 하반기에도 집값 하락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6월 말로 취득세 감면이 종료되면서 거래절벽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하반기 주택시장의 향방을 가를 변수는 무엇일지 주택업계는 물론 주택 수요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주택시장 전망이 불확실하기 때문에 하반기 주택시장 변수에 더욱 촉각이 곤두서는 것이다. 변수에 집값 항로가 달라지니.

한국건설산업연구원ㆍ주택산업연구원 등 민간 연구기관은 정부의 4ㆍ1 대책 후속조치와 거시경제 여건 등을 하반기 주택시장의 주요한 변수로 꼽았다.

두 기관 모두 4ㆍ1 대책에 대한 후속조치가 시급하다는 의견이다. 하반기 주택시장이 활기를 띠려면 다주택자양도세 중과 폐지, 분양가상한제 탄력운영, 리모델링 수직증축 법안 통과 등 4?1 대책의 후속조치와 부동산 세제 개편이 조속히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26일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2013년 하반기 주택ㆍ부동산 시장 전망’ 세미나에서 취득세 감면의 조속한 연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4ㆍ1 대책의 효과가 미진한 상황에서 취득세율마저 상승하면 시장 정상화가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 허윤경 연구위원은 “단기적으로는 취득세 감면을 연말까지 연장해 거래 공백 사태를 막아야 한다"며 “취득세 감면 연장 이후 부동산 관련 세제 전반의 재검토와 개편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부동산 세제 개편의 속도를 높여야 한다는 주장이다. 주택산업연구원도 최근 발표한 ‘2013년 하반기 주택시장 전망’ 보고서에서 6월 말 취득세 감면 종료에 따른 주택 수요자의 구매심리의 위축 가능성을 우려했다.

실제로 주산연이 79개 건설사와 54개 공인중개사 등 총 133개사를 대상으로 하반기 주택가격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하는 요인을 설문한 결과 가격 전망 등 심리적 요인이 24.2%로 가장 높았다. 거래세(취득세ㆍ양도세)가 21.5%로 그 뒤를 이었다.

이 때문에 4ㆍ1대책 추가적인 조치와 관련한 법령의 개정이 원활하게 이루어져 주택시장 내 리스크를 줄일 필요가 있다는 게 주산연의 분석이다.

주산연은 리모델링 수직증축 허용을 위한 기준 및 절차 등의 근거를 마련하고 생애최초구입자 범위확대(일정기간 무주택자도 생애최초 범주에 포함)와 생애최초구입자 소득 및 가격기준 조정, 단기보유(2년 미만) 양도세율 인하 등을 통한 거래 활성화를 제시했다.

주택산업연구원 김리영 책임연구원은 “주택수요 회복이나 안정적 공급이 이뤄지기 위해서는 주택가격 급등기에 도입된 다주택자 규제, 분양가상한제 등을 조속히 정상화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소득 상승하지 않으면 주택수요 창출 어려워”

저금리 기조,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화 등 거시경제 여건도 주택시장의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주산연은 보고서에서 하반기 주택시장이 금리에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저금리가 가격이나 주택시장의 변화를 유발할 가능성이 높아 당분간 금리가 동결 내지 인상폭이 제한된다면 주택시장에 긍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최근 미국이 양적완화 정책에 대한 출구전략을 본격화하면서 거시경제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엔저 현상이 지속되면서 우리나라의 수출경쟁력도 약화되고 있어 하반기 세계경제의 불확실성이 어느 정도 완화되느냐가 국내 경기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이다.

건산연 허윤경 연구위원은 “국내 경기의 어려움이 지속되면서 고용률과 소득이 상승하지 않은 상황에서 신규 주택 수요 창출로 이어지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수요ㆍ공급ㆍ금융ㆍ임대차 등 일부 변수들의 조정이 이루어지고 있으나 속도가 더디고 조정폭이 제한적이어서 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은 미미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 자료: 한국건설산업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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