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야의 아비규환|닥치는대로 살상|화교구선 밤새 방화·약탈의 공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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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쿠알라룸푸르14일AP동화】격분한 나머지 마치 광난한듯한「말라야」청년약3천명은 13일밤 이마에 상징적인 백색띠를 두르고「말라야」족이 압도적으로 많은「캄풍·바루」(새부탁)를 행진하고있었으며 이들의가는곳에 살상과파괴및약탈이뒤따랐다.「캄풍」의 길이 1마일의 큰 거리에만도 뒤집혀지고 불에탄 승용차가 적어도 6대와「오토바이」수대가 목격되어 이폭동이 얼마나 치열했던가를 역력히 보여 주었다.
소총에다 최루탄과 죽제방패로 완전무장하고 철모를 쓴 80여명의 폭동진압경찰들은 대형단도, 곤봉및 뾰족한 대막대기를 휴대한 「말라야」청년들의행진을 막으러하지않았다.
화교상가에 이르자 17세에서 25세까지의 청년이 대부분인 격분한 이3천명은 일제히 화교상겸들을 습격하여 가는곳마다방화하고사람을죽었다. 「말라야」청년들이 이런 난동을 부리자 잠시후 이지역의 화교청년들은 도끼를 들고 인근에있는 한영화관에 난입하여 닥치는대로「말라야」인들을살상했다.
경찰대변인은 이지구의 출돌에서만도 20명이 죽고 60명이부상했으며 불탄 가옥은 17동, 소실된자동차는 27대라고말했으며 이지역이 폭동이 가장격심한 곳이었으나 폭동이 교외까지 확대되어 피해는 확대일로에있다.
경찰당국은 폭동이 심해지자 발포하고 체루탄을 발사하는 한편 통금령을 내려「말라야」계폭도를 해산시키고 중국인들을 억제하려고 애썼다.
화교구에는 최루「개스」가 자욱했으며 타다남은 승용차, 가옥, 상점들은 밤새도록 연기를 그치지않고 내뿜고있었다. 거의 완전히 약탈당한 어떤 상점안에 몇몇사람이 남아있어 경관이 그들에게나오라고 명령하자『우리는 차라리 이 속에서 죽겠다』고 겁에 질려 대답했다.
한경관은「말레이지아」사상 최악의 이폭동의상처가 가시려면 적어도 한달은 걸릴것이며 앞으로 이따금 이곳저곳에서 소규모의 살인폭동사건이 발생하여 경관, 의사및 소방대원들의 일이 늘어날것이라고 예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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