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령도~산둥 뱃길 내년 3월 열린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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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이르면 내년 3월부터 백령도와 중국 산둥반도를 오가는 정기 여객선 항로가 개설될 전망이다. 인천시는 한·중 정상회담에서 양국 정부가 백령도~중국 룽청(榮城) 간의 항로 개설 문제에 사실상 합의했다고 2일 밝혔다.

 양국 해운 당국은 9월 초 중국 하이난성에서 열리는 한·중 해운회담에서 세부 사항을 타결할 방침이다. 이 회담에서 항로 개설에 따른 세부 사항이 결정되면 내년 3월부터 정원 300명 규모의 초고속 여객선이 취항할 예정이다. 룽청은 웨이하이(威海)의 현(縣)급 시로 산둥반도의 최동단에 위치한다.

 인천시는 지난해부터 백령도~룽청 간 여객선 항로 개설을 추진해 왔다. 천안함 사태 이후 풀리지 않고 있는 서해5도의 긴장 상태를 해소하고 국제 관광지로 개발하기 위해서다. 백령도는 예부터 예성강의 벽란도와 산둥반도를 잇는 뱃길의 경유지 역할을 해왔다.

 항로 개설은 중국 측에서 먼저 제의해 왔다. 백령도는 중국에서 최단거리의 해외 섬이어서 중국인 관광 수요가 많을 것이란 판단에서였다. 인천시 관계자는 “광대한 내륙에 퍼져 사는 중국인들은 섬이나 해양 관광을 선호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중국 연안에는 하이난을 제외하고는 변변한 관광 섬이 없어 주로 제주도를 찾는다는 것이다. 백령도에서 룽청까지는 187㎞로 초고속선으로 2시간 30분~3시간이면 닿을 수 있다. 이 항로에 투입될 초고속선은 수중익(水中翼)선으로 높은 파도에도 운항할 수 있다. 수중익선은 선체 밑에 수중날개를 달아 고속 항행할 때 선체가 물 위로 뜨는 선박이다.

 백령도~룽청 항로에는 한국의 대아그룹과 중국의 서하구그룹이 합작으로 취항할 예정이다. 대아그룹은 지난해 7월부터 인천 연안부두와 백령도 간에 2000t급 여객선을 취항, 인천~백령도~룽청 항로의 첫발을 내디딘 상태다.

 인천시는 항로 개설에 맞춰 백령도에 호텔·콘도·명품쇼핑센터·한류공연장 등의 투자를 앞당길 계획이다.

정기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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