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바람 심술로 속만 태우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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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어제의 낚시는 강풍과 비때문에 거의가 빈바구니. 지난주에 월척3수가 나온 고삼엔 대흥, 세종, 수유남대문등이 기대를 안고 몰려갔으나 대흥의 김형동씨가 밤나무골에서 1간 양대에 통지렁이로 1척 1분짜리 1수를 올렸을뿐 나머지는 불황. 「예당」의 경우도 비바람이 「꾼」들의 속을 태웠으며, 예화는 파도때문에 건너오느라 숱한 고생을 겪었는데 지난 금요일에 1차산란기가 찾아와 동네 꼬마들로 월척을 올렸다니 내주에 기대를 걸만하겠다.
「수도」도 예당을 찾았는데 김현철씨가 4치정도 2백43수를 올리느라고 손바닥이 부르틀 정도였고 72세의 박석준씨가 8치9푼을 올렸다. 김성수로의 「청양」도 불경기. 근처의 대음저수지로 옮겼으나 평균5치정도. 모심기 철이 다가와 논둑에 앉는 「꾼」들을 걱정하는 농부들의 심정을 돌보느라고 쌍용저수지로 간 「서대문」은 수초가 끼어 대어가 기대되는 논독에 앉기를 사양한 덕택(?)에 대어1등이 5치5푼으로 만족해야 했으나 고기를 못잡는 대신 농부들에게 감사의 격려사(?)를 듣고 돌아왔다. 모심는 철의 논둑과 「꾼」의 자세-이제 이것을 생각해야 할 계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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