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년 총선앞두고 국민회의파는 어디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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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인도독립후 20여년동안 만년여당자리를 차지해온 국민의회파는 1972년후에도 계속 안정된 집권을 할수 있을 것인가? 지금 인도 어디서나 흔히 듣는 이같은 질문은 이세계최대의 민주국이 당면하고 있는 큰 고민을 반영해 주고 있다. 이런 고민은 당사자인 회의파안의 것도 아니다. 상기한 질문이 제기되는 문제란 그저 여야간 세력관계에 그치는 것이라기 보다 통일된 의회민주주의국가로서의 인도의 생존이라는 엄청난 문제에까지 관련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인도가 앞으로 「아시아」의 향방을 크게 영향 줄수있는 소위 실험국가로 일컬어 왔다는 점에서도 지금 이거국이 짊어진 고민이란 인접「파키스탄」 의 파란보다도 더욱 심각한 일면을 지니고 있다해도 과장은 아니다.
이같은 사태는 지난 수년동안 회의파의 인기나 권위가 줄곧 저하돼 왔다는데 비롯하고 있다.

<공산당에 주실권>
지난 2월, 인도북부 4개주에서 있었던 중간선거에서 회의파는 단l개주에서도 압도적인 승리를 거두지못해 「비하」·「우타프라디슈」두주에서는 야당과의 연립정부를 세우기에 이르렀고, 「푼잠」주에서는 지방주의적정당이,그리고 서「벵골」에서는 공산당이 주정부의 실권을 쥐기에 이르렀다. l967년 총선거에서의 세력격감에이은 이번의 패퇴는 하나의 분리된 현상이기 보다는 여당이 계속적인 퇴조속에 몰려있다는 사실을 가리키는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연립정부 불가피>
만일 이러한 경향이 계속된다면 I972년 총선계에서 여당이 이나라사상 처음으로 권력의 자리에서 물러앉게되거나 기껏 야당들과 연립정부를 세우지않으면 안될 처지에 이른다는것은 충분히 있을수 있는일이라는 것이다.
여당이 정권을 내놓게된다는(민주정치에서 얼마든지 있을수 있는)사실 그자체가 큰문제가 된다는것은 물론아니다. 문제는 회의파지배를 이어받을 전국적규모에 걸친 그럼직한 대체세력이 현존해있지 않고 이러한 상황아래서의 회의파의 몰락은 이거국의 통일성이나 의회민주주의제도에대한 중대한 위기를 가져올지도 모른다는데있다.

<3면서 협공예상>
결국 인도에서 지금 현재대로의 야당의 진출은 다른 무엇보다 정치의 과격화현상ㆍ지방주의·종파주의 등의 원심적경향을 대표하는 것이라해도 과언은 아니다.
특히 회의파의 퇴조가 좌에서는 공산당, 우에서는 「자나·상」·「스와탄트라」등 양극간의 세력진출을 비례적으로 수반했다는 사실은 인도정치의 과격화를 예시하는 사례로서 주목되고 있다.
이에대한 1차적 책임이 회의파에 돌려져야 한다는 것은 물론이다.
「네루」와 같은 소위 「카리스마」적 지도자의 퇴장이 회의파에 적지않은 타격을 주었다는 것도 확실하다.
이러한 사실들이 뭉쳐 던져놓은 난제들은 인도가 지니고 있는 엄청난 경제적사회적문제들로 한층 그무게를 더하고 있다.
매인당연간소득은 7O「달러」남짓, 그것도 인구의 약1할이 국가전체 소득의 5할이상을 차지하고 있다는 당의 편재에 견준다면 일반국민생활의 빈곤 상도 짐작하고도 남는다.

<1인소득은 70불>
외화보유고도 겨우7억「달러」정도로 인구가 인도의 15분의1도 안되는 태국의 10억「달러」보다 적다.
앞으로의 과제가 산적한 가운데 국가적 통일성의 약화, 정치적 불안의 고조, 이에따른 행정능률의 저하라는 사태가 온다면 오늘의 문제가 이미 내포하는 위기적요인이 얼마나 확대될 것인지는 상상하기 어렵지 않다.
그렇다고 해서 벌써부터「파키스탄」의 재판을 걱정한다는 것은 약간 기우라고 말할수 있다.
우선 군만하더라도 철저한 문관지배의 체재와 전통, 통합참모본부의 부재,연대의 종파별, 종족별 편성으로인한 군의 단일체성의 박약등등 「파키스탄」의 경우와는 적지않은 차이를 갖고있다.

<원심화경향 뚜렷>
그러나 만일 1967년 선거후에 나타난 중축적지도세력의 퇴세와 이에따른정치의 원심화경향이 여타의 조건과 합쳐 앞으로 확대재생산되고 그것이 혹정치의 마비나 격돌화, 또는 준무정부상태가 빚어지는일이 있다면 군의 존재라는것을 아주 도외시해버린다는것도 합당한 일이라고 하기 어려울 것이다.
그러한 우려가 지금 이순간 어느 정도 그럴듯한 바탕을 가진것인지의 문제는 차지해놓는다 하더라도 간간이나마 이런문제가 논의되고 있다는 사실하나만으로도 오늘이나 내일의 인도의 현실이 낙관만 하긴어렵게 됐다는것만은 분명한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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