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의사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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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미항모 「레인저」 호가 일본해역으로 출동중이다. 외신은 그밖에2척의 핵항모도 「베트남」 근해에서 비상대기령을받았다고전한다.
물론 한국 동해에서의 미해군정찰기EC12l기 추락사건과 일맥상통하는 조처들이다.
미국은 지난 「푸에블로」 호 사건때도 똑같은조처를취했었다. 그때는「엔터프라이즈」 호가출동했다. 동해에서 불길한사건이 터질때마다 항모가 출동하는 데는이유가있다. 미일안보조약에 따르면 일본의 기지내에 있는 미공군 「제트」 전투기들은 일본정부의 동의없이는 전투 목적에 사용할수 없게 되어있다. 따라서 『여차한일』이 터질때 일본의 미공군기들은 발이 묶일 가능성도 있다. 이런때 항모가 공해상에 떠있으면 어떤 제한도 받지않고 자유자재로 행동할수있는 것이다.
「레인저」 호가 출동중이라는 말은 결국 미국의 한 결단을 보여 주는 실마리이다.
그러나 미국정계에선 설주설래, 말이많다. 「최강경」 으로 「일전부사」 파이다. 미하원군사위 「멘들·리버즈」 위원장은 『핵무기사용을포함한 모든 보복조처를 취해야한다』 고 기엄을 토한다. 그러나「로저즈」미국무장관의 말은 아주 대조적이다. 『약자는 무모한
짓을 하기 쉬우며, 강자는 자중하지 않으면 안된다』 는 대인풍의얘기를 하고 있다. 국무장관다운 말이다.
신문의 반응도 재미있다. 「뉴오크·타임즈」지는『이때 긴급히 필요한것은 미국민의 「히스테리」감정을 피하는것』이라고 논평하고 있다. 『증오의 감정처럼 국민을 단결시키는 것은 없다』 고 말한 「히틀러」의 말이 생각난다.
「뉴요크·타임즈」지의 입장은 말하자면 그런 것이다.
한쪽에선 그러나 흥분하는「대일리·뉴스」지도 있다. 『만일 내가 당선되면 더 이상 성조기가 신발닦이로 취급당하게는 하지 않을것』 이라는 「닉슨」대통령의 선거연설을 인용하고 있다. 그 신문은 이렇게 결론을 맺었다.
『어쨌든이제미국이 취해야할일은 반격, 재빨리그리고 강력하게반격하는 것』이라고.
지금 동해해상은 파고0·3내지 1m. 풍속은 10「노트」수온은 섭씨4도로 싸늘한 상태. 흥미있는 사실은 소련함정과 비행기들이 동원되어 미기의 잔해수색작전을 거들고 있다. 대국의입장과 비대국의 입장은 이렇게 대조적이라는 하나의 시사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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