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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정화에 앞장을 김수환 추기경 임명에 붙여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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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동양선 5번째>
「로마·가톨릭」교황 「바오로」6세는 서울대교구장 김수환 대주교를 추기경으로 임명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바오로」6세는 그밖에도 전 세계 「가톨릭」고위 성직자 34명을 새로 추기경에 임명할 것이라고 발표했는데 금대주교는 한국 「가톨릭」2백년사상 처음으로 추기경으로 임명을 받게 되는 것이고 동양인으로서는 다섯 번째로 추기경 자리를 차지하게 되는 것이다.
추기경은 교황의 최고고문이고 전세계 「가톨릭」교회 통치의 중앙기관인 교황청의 요직에 해당하고 새로 교황을 선출할 때의 선거권자이다.

<피로 충성다짐>
교회법에 의하면 『추기경은 「로마」교황의 원로원을 구성하고 교회통치에 있어서 교황의 주요한고 문의 조력자로서 교황을 돕는』사람들이고 그들이 머리 위에 쓰는 빨간 모자가 상징하고 있듯이 교회에의 충성을 피로써 지키지 않으면 안될 사명을 갖고 있는 성직자들이다.

<한국위신 높여>
지난 수세기동안 추기경의 정족수는 70명을 넘지 않았으나 「바오로」6세의 전임교황 「요안」23세는 그 수를 배가 시켜 놓았다. 「바으로」6세는 이 제도에 따라서 교황등극이래 총89명의 새 추기경을 임명하게 된 것이다. 국적 별로 추기경 임명의 사적상황을 살펴보건대 19세기말까지만 하더라도 「이탈리아」인이 압도적 다수를 차지하던 것이 20세기에 들어오면서부터 「이탈리아」인 이외 백인세계에서 나오는 추기경의 숫자가 오히려 더 많아졌다. 20세기 후반기부터는 유색인종세계에서도 추기경이 수명이나 선출되었다. 이는 「가톨릭」의 교세가 세계적으로 크게 확장되고 있다는 현실을 반영하는 것이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가톨릭」돈가 민족과 인종의 차를 넘는 세계보편의 종교임을 입증하는 것이다.
추기경이 「로마」교황청의 요직이고 또 그 추기경임명상황이 사적으로 위와 같이 변천해 왔음을 고려에 넣는다고 하면 금대주구의 추기경 임명은 비단 금대주교나 한국 「가톨릭」의 영광일 뿐더러 실로 한국의 국가적 위신을 높이는 처사라고 봄이 마땅하다. 한국의 「가톨릭」은 중치이래 2백년의 역사를 갖고 있는데 한말의 모진 박해와 일제하의 갖은 고난을 무릅쓰면서 꾸준히 성장, 우리의 정신풍토 속에 견고한 뿌리를 박아 지금은 신도수 80만을 헤아리는 교세를 과시하고 있다.
병인박해 백주년을 뜻깊이 기념하기 위해서 그때 순교한 8천 신도 중 24위를 추려 「복자」위에 올리는 시복식이 작년 10월 「로마」의 성「베드로」대성당에서 성대하게 거행되었고 도 오늘 김 대주교가 한인으로서 최초로 추기경에 임명된 영광을 생각하면 한국의 「가톨릭」은 바야흐로 세계적 수준의 권위를 갖게 되었음을 자부해도 좋을 것이고 우리가 국가적 위장에서 기쁘고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것도 바로 이 점인 것이다.
생산력과 과학 기술과 「매스·미디어」 등 3대혁명을 겪고있는 탓으로 생활양식과 사고방식에 있어서 일대 동요를 면치 못하고 있는 현대세계에 있어서 종교와 신앙이 중대한 시련을 받고 있음 역시 부인치 못할 사실이다. 이 시련을 극복키 위해 「로마·가톨릭」은 60년대에 들어 두 차례의 공의회를 열고 교리의 핵심을 보전하면서 신앙이 현대에 적응할 ㅅ 있는 길을 터놓았고 많은 개혁을 단행했다.

<전환기의 사명>
이 전환기에 즈음해서 한국 「가톨릭」역시 지금의 시대환경에 적응키 위해 대담한 개혁의 기운을 조성하지 않으면 안될 단계에 이르렀다고 전한다. 한국 「가톨릭」교회의 체질개선이 그 단체 내부에 있어서 어떤 방향으로 시도되는 가는 비「가톨릭」의 입자에서 관심할바 아니다. 다만 민족적 입장에서 바라고 싶은 것은 「가톨릭」역시 사회 속의 종교이니 만큼 국가와 일반사회에 대한 관계에 있어서 사람들의 마음가짐의 자세를 고쳐 사회정화에 능동적으로 참여해 주었으면 하는 것뿐이다. 【신상초<중앙일보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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