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실망과 충격만|일본에 패권뺏긴 한국여자 농구의 앞날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스타」도 없었고 「팀·플레이」도 없었다. 연일 8천여명의 「팬」들은 사라져가는 『농구한국』을 애타게 지켜보았다. 「아시아」의 정상을 자랑하던 한국여자농구가 일본에 완패한 사실은 여자농구를 아끼고 즐겨온 국민들에게 커다란 실망과 충격을 안겨주었다. 예선「리그」를 포함한 8일동안의 경기에서 조흥 제일 상은등 한국 여자농구 최강3「팀」은 우승「팀」인 일방평야에 차례로 꺾여 너무나 무기력한 경기로 「팬」을 울렸다.
박신자 김추자등 「스타·플레이어」시대를 보낸후 작년8윌 대만에서 열렸던 제2회「아시아」여자농구선수권대회때만해도 한국은 「팀·플레이」에 성공, 위기를 극복했었다.
결국 대만대회의 우승이 일선지도자들에게 지나치게 안이한 생각을 갖게했으리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경기내용면에서나 정신면에서 한국은 일방에 완전히 제압당했다.
일방의 착실한 「맨·투·맨」수비와 예리한 「스크린·플레이」에의 대비책이 전혀 없었던 점은 심각한 반성의 문젯점을 가져왔다.
일방과 맞선 3「팀」의 대결이 참폐로 끝난 원인은 우선「슈팅」이 지극히 나빴고 일방의 장신「센터」황난자의 「골」밑 「슛」을 봉쇄하지 못한점, 또한「스타·플레이어」중심의 경기에서 「팀·플레이」로 전환한데 대한 대비책이 전혀없었던 까닭이다.
뿐만 아니라 더욱 중요한 반성거리는 한국의 3「팀」은 일방을 제압하기에 앞서 지나친「라이벌」의식이 앞서 체력과 정신력의 소모가 많았던 점을 들수있다.
한국 여자농구가 선수 「스카우트」전을 비롯하여 경기장에서나 경기장밖에서나 과도한 경쟁으로 외적을 막을 방비책을 세울틈이 없었다는 「팬」들의 분노를 반성의 자료로 삼아야할것이다.
일방의 왕성한「스태미너」에 비해 한국의 3「팀」은 모두 기초 체력이 부족, 후반에서 저조했다.
일방의 「맨·투·맨」수비에 대항하는 「스크린」은 전혀「시스팀」이 이룩되지 않았고 외곽 중거리만 난사했을뿐 대체로 대표급 선수다운「플레이」는 볼 수 없었다.
대회 참패의 원인을 3「팀」관계자들은 연습부족이라고 입을 모은다.
연습부족이란 것이 동계「시즌」을 착실한 기초연습에 치중하지 않고 「스카우트」에만 열을 올렸다는 것으로 반증되고보니 이번대회를 계기로 국내 농구인들의 일대 각성이 요청되고있다.
더우기 72년 「뮌헨·올림픽」에, 여자농구가 채택될 전망이 크고보니 더욱 절심한 느낌이다.
67년「체코」세계선수권대회준우승과 「아시아」정상을 자랑하던 한국은 이제 「아시아」2위로 전락하고 말았다.
홍건화(조흥) 김영임(제일) 황선왜(상은)등「스타·플레이어」들이 이번 대회에서 한번도「스타」다운 시원스런 「플레이」를 보여주지 못한 것은 「팀·플레이」조차 제대로 안잡힌 한국여자농구의 앞날에 큰 반성거리로 등장했다. 앞으로 「아시아」의 왕자를 가름할 대회가 계속되는 동안 일방의 승세를 꺾을 한국의 단일「팀」에 뚜렷한 전망이 없는것 또한 부인할수없다.

<훈련부족이 패인>
▲강재권 농구협회부회장의 말=일방「팀」이 이제까지 왔던「팀」보다 강하지 않았는데도 우리「팀」이 모두 진것은 훈련부족과 정신력의 나태에 있다고 하겠다.
6월부터 협회는 상비군을 두어 내년대회에 대비할것이며 또한 동남아여자 대회가 아무리 단일 「팀」자격의 출전이라해도 협회가 주도권을 잡아 과거의 안이한 자세를 바꿀 방침이다.

<4위 상은 서글퍼>
▲김추자(전 상은주장선수)씨의 말=선배들이 쌓아놓은 금자탑이 하루아침에 무너진듯해서 서글프기 그지없다.
더구나 상은이 4위로 떨어진 사실에 대해서는 무어라 표현해야할는지….
그러나 이번의 패배는 우리농구계에 자극제가 될것으로 믿는다. 결코 우리선수들도 체력과 정신면에서 어느나라보다 뒤지지않아 노력만 깃들이면 과거의 패자로 돌아갈 수 있기때문이다.

<어부지리 안겨줘>
▲용복창(회사원)씨의 말=한국여자농구의 상징인 박정희장군배가 현해탄을 넘어간 것을 농구「팬」의 한사람으로 가슴아프게 생각한다. 일방의 우승은 황난자의 활약과 체력이 우세했다는 점도 있지만 한국의 3개「팀」이 서로 물고 늘어져 일방에 어부지리를 안겨준 것이다.

<파이팅 너무 없어>
▲김무현(기은농구선수)씨말=줄곧경기를 보았는데 우선 한국선수들이 정신적으로 진것같다. 「파이팅」을 전혀 찾아볼수 없었다. 일방은 「디펜스」가 너무좋아 한국은 「슈팅」의 실패가 많았다고 본다. 「디펜스」의 새로운 연구가 있어야겠다고 생각한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