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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불50년 오늘의3·1정신|동국대교수 이기영(3윌8일대전에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지금으로부터 50년전 우리민족의 「엘리트」들은 일제의 무단적식민지통치를반대하고 현대국제사속에서의 민족의 운명에 관한 정의와 도리를 표방하여 전민족의 호응을 받아 위대한 정신적운동을 전개하였다.

<민족 정신의 발로>
우리는 3·1운동의 역사적 전개과정이 극히 자연발생적이었으며 전국민의 호응이 지극히 열렬했던것이 사실이다. 우리는 50년전 3·1의 궐기가 일대민족정신의 발로였음을 부정하지 못한다. 그러면 그3·1정신을 어떻게 분석할 것인가?
첫째, 3·1정신은 인간의 어리석음에 대한 강력한 각성의 호소이었다. 당시 인간의 어리석음은 특히 일본제국주의 통치자들의 의식속에 도사리고 있었다. 그들온 세계의 모든인간들이 그 민족적 차별에도 불구하고 결코 차별적으로 취급될수없음을 잊어버리고 민족적우월감에사로잡혀 반만년역사를통해 충성스런 맑은 마음으로 그긍지로 삼고 있던 우리배달민족을 멸시해왔다.

<어리석음 깬 궐기>
그들의 간혹한학대와 압박이다만 육체적으로 참을수없다는 이유로만 우리민족이 궐기한 것은 아니었다. 오히려 우리젊은 지도자들은 그들 어리석은 무리들을 가르쳐 깨닫도록 하고자 궐기했던것이다. 오늘 이정신은 우리가 독립을 쟁취한 이마당에 있어서 우리들사이에서 되살아나야만한다.
우리는 지금 일제압박하의 시대에 비하면 물질적으로 큰 발전을 이루었고 정신적으로도 안정을 찾고있다고 하겠다.
그러나 이와같은 발전의 뒤에서 일어나고 있는 정신적 안일감은 점차 인간본연의 자세에서 이탈하여 동포들 사이에있어서의 평등과 사랑의 원리를 망각하는 과정에 이르고있다.

<이기 주의에 반항>
우리는 우리 각자가 이웃없이는 내가 없다는 생각을 잊지말아야하겠다.
둘째, 3·1정신은 온갓이기주의에대한 반항이었다. 일제는 이기주의의 전형적「모델」이었다. 그 이기주의가 오늘 50년후 우리들 각자사이에는 과연 작용을 일으키지않고 있단말인가?
3·1당시 일제의 이기주의는 군사적강점, 무단의 형식으로 나타났었다. 오늘우리사회에 나타난 이기주의는 사치와 낭비, 엄청난생활수준의 차이등으로 나타나고있다. 과거의 우리민족은 모두가 다가난했고 억압받는 공통된 운명하에있었기때문에 막강한 단결을 과시할수 있었다. 오늘 우리에게 눈에 보이지않는 동포간의 균열, 대립, 질시, 반목은 없는가?

<산업화의 부작용>
우리는 산업근대화의 과정에 나타나는 일부 피할수없는 사회적부작용을 전적으로 배제할수는 없다고 치더라도 오늘 이사회에 지금으로부터 50년전에 있었던 그민적적 단결, 그 동포애가 되살아나야 하겠다는것은 우리의 간절한 소원이 아닐수없는 것이다.
세째, 3·1정신은 참된평화와 번영의 길을 제시해주는정신이었다. 3·1의선구자들은 우리민족이야말로 참된 평화를갈구하는 민족이라는자부심을가지고있었다.

<자주정신 굳건히>
3·1의 선각자들은 모든 발전의 확고한 기초가 굳건한 자주정신에 있음을 강조하였다. 오늘 우리가 우리조국의 근대화를 서두르는 마당에있어서 무엇보다도 긴요한 것은 우리도 너희들 못지않게 잘살수 있다는 기백이며, 또 이에 따르는 치밀하고 침착한 기획정신이다.
이와같은 기백과 기획정신없이 평화와 번영을 향한 길은열리지않는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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