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의짓밟는 명예|주산선수「스카우트」에 이상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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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주산경기「시즌」을 앞두고 서울시내 일부상업고교가 학교의 명예를 올려야 겠다는 욕심만으로 지방학생을 부모나 모교의 의사에반하여「스카우트」감금하다시피하여 일반수업을 받지못하게 하고 주산연습을 시키고 있다.
이같은 사실은 지난12일 서울D상고에「스카우트」된 정복기군(16·이리상고 1년)을찾아 정군의아버지정연일씨(57·이리시인화동2가59)가 상경, 학교측에면회라도 시켜달라고 애걸하다실패하고 18일하오 서울중부경찰서에 아들을 찾아달라고 신고하여밝혀졌다.
주산8단인 정군은 지난12일밤10시쯤 서울D상고에서 왔다는 박모교사와함께 부모 모르게 서울로 간뒤 소식이 없었다는 것이다.
박교사는 이날하오8시쯤 초면인 정군의 어머니를찾아와『아들을 서울로보내면 일체책임지겠다』면서 정군을 데리고가겠다고 졸랐다. 정군의 어머니는『아버지가 돌어오면 상의해보겠다』면서박교사를 돌려보냈는데박교사가 다녀간뒤 몇시간만에 정군이 없어졌다는 것이다. 뒤늦게안 어머니와이리상고교감 황호숙씨가 지난15일상경, D상고를찾아가 정군을 만나게해달라했으나실패했다. 이튿날인16일 아버지정씨가 정군의이리상고담임선생유금삼씨와다시상경했으나 또실패했다는것이다.
정군은 67년가을 대한실업교육진흥회주최 주산급수자격시험에서 우리나라최고급수인 8단을 땄고 교육연합회주최 68년도 전국남녀중·고교생주산대회에서도1등을 차지하여 이리상고의장학생으로 있었다.
D상고는 정군외에도 전주·파주등지에서같은방법으로「스카우트」한 20여명의 주산선수들을 지난2월부터 서울동대문구용두동234의69우리문방구2층에 방을빌어 합숙시키고 밤10시까지 주산연습을 시키고있다.
알려진바로는 서울시내 대부분의 상고가 오는5월열리는 금융단주최 전국고교주산대회, 고려대학교주최전국남녀중·고등학교주산대회등각종주산대회에서학교의명예를 올리기위해 이같은과잉「스카우트」전을 벌이고 있다는것이다.
▲최복현서울시교육감의말=조사해서 페단이없도록처리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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