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수능 영어A형, 중위권 최대 변수될 듯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10면

201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6월 모의평가 채점 결과 중위권 수험생 중에선 영어영역에서 상대적으로 쉬운 A형을 선택하는 응시자가 유리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에 따라 영어 B형에 응시했던 수험생 중 상당수가 오는 11월 실제 수능에선 A형으로 옮겨갈 것으로 보인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고3과 재수생 등 60만여 명이 지난 5일 치렀던 선택형 수능 첫 모의평가 채점 결과를 26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B형 선택 비율이 82.3%로 크게 높았던 영어영역에서 상대적으로 쉬운 A형 표준점수 최고점이 B형보다 11점이나 높은 ‘역전 현상’이 나타났다. 영어영역 A형의 표준점수 최고점은 147점이고 B형은 136점이었다. 영어와 달리 국어와 수학은 A·B형의 표준점수 최고점의 차이가 작았다. 국어 표준점수 최고점은 A형은 129점, B형은 130점이었다. 수학 표준점수 최고점은 A형이 143점, B형이 144점이었다.

▷여기를 누르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영어 A형에서 표준점수 최고점이 높았던 것에 대해 평가원은 “A형 응시자 안에서 수준 차가 많이 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표준점수는 전체 수험생의 평균(100점)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자신의 위치가 어느 정도인지 알려주는 지표다. 대다수 수험생의 수준이 상대적으로 낮은데 여기에 소수의 상위권 학생이 섞이면 표준점수 최고점은 높아진다. 예체능계나 하위권 학생들이 주로 지원한 영어 A형에 중상위권 학생이 일부 섞이면서 이들 중상위권 학생의 표준점수가 높아진 것이다.

 대학들은 수험생들에게 영어 A· B형 중 어떤 유형의 점수를 요구할지를 지난해 말 발표했다. 중위권 대학들은 두 유형을 모두 인정하고 대신에 B형에는 최대 30%의 가산점을 준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A형 표준점수 최고점이 B형보다 크게 앞설 경우 가산점을 감안하더라도 중위권 수험생에겐 A형 응시가 유리할 수 있다.

 이 때문에 6월 모의고사에서 영어 B형을 보았으나 좋은 점수를 받지 못한 학생들은 앞으로 치러질 9월 모의평가와 실제 수능에선 A형으로 옮겨갈 가능성이 크다. 평가원 김경훈 대학수학능력시험본부장은 “영어 A형 수험생이 20% 정도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다음 달 치러지는 인천시교육청 주관 모의고사에선 영어 A형 선택비율이 20%로 이번 모의평가(17.7%)보다 늘었다.

 입시전문가들은 이번 모의평가에서 영어 B형 5등급 이하를 받은 응시생들은 A형으로 옮기는 것이 유리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김명찬 종로학원 평가이사는 “A·B형의 표준점수 격차 등을 볼 때 4등급은 대학별 유불리를 따져봐야 하지만 5등급 이하는 A형으로 가는 것이 현실적으로 더 낫다”고 말했다. 임성호 하늘교육 대표는 “B형에서 60점을 받은 학생이 가산점 20%인 대학에 지원할 경우 실제 점수는 72점이 된다”며 “A형에서 72점 이상을 받을 수 있다면 A형을 선택하는 게 더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수능 원서 접수는 8월 22일~9월 6일이다. 원서 접수 기간 중인 9월 3일에는 평가원 주관의 마지막 모의평가가 실시된다. 9월 4일부터는 수시 모집 1회차 원서 접수가 예정돼 있다. 이 때문에 수험생들은 수능 원서 접수 마감 직전까지 A·B형 선택 여부를 놓고 고민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한길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