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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 데이터로 본 강남] 강남 엄마 열에 여섯은 자녀 유학 안 보낸대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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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에 거주하는 초·중·고생 학부모 10명 중 6명이 자녀 유학을 고려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본지와 교육업체 하늘교육이 지난 9~14일 입시설명회에 참석한 이 지역 학부모 457명을 상대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다. 유학을 이미 다녀왔거나 현재 유학 중이라는 답변은 17.5%였다. 학부모 23.9%는 유학을 보낼까 현재 고민 중이라고 했다. 자녀가 유학을 경험한 경우 기간은 1~3년이 52.5%로 가장 많았다. 이어 1년 미만 단기 유학이 30%였고 3~5년(13.8%), 5~7년(3.8%) 순이었다.

 강남 부모들은 자녀 유학을 왜 보냈을까.

 학부모 절반(50.5%)이 영어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라고 했다. 홍지윤 유학닷컴 실장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초·중·고 유학생 수가 크게 줄어드는 와중에 그나마 수요가 아직 남아 있는 게 조기 영어교육을 위한 초등 저학년생의 단기 유학”이라고 말했다. 영어 습득 다음으로는 수준 높은 선진 교육을 받기 위해(19.4%), 부모의 직장 해외 발령(9.7%), 한국 교육에 대한 불만족(7.8%) 등을 이유로 유학을 보냈다.

 유학은 주로 어느 나라로 갈까. 여전히 미국(45%)이 단연 많았다. 캐나다 17.5%, 중국 6.3%, 뉴질랜드 5%, 필리핀 3.8%, 호주 2.5%가 뒤를 이었다. 하지만 그 국가를 선택한 이유가 그곳 교육 시스템을 선호하기 때문이라기보다 다른 이유가 더 많았다. 예컨대 부모 직장 발령(31.3%)이나 지인의 존재(21.3%) 말이다. 물론 교육 선진국이기 때문(18.8%)이라거나 2가지 언어를 배울 수 있어서(10%) 선택한 경우도 꽤 됐다. 다른 답변으로는 물가가 싸서(6.3%)라거나 학교 커리큘럼이 좋아서(5%)라는 게 있었다.

 그렇다면 유학 후 만족도는 어떨까. 학부모 10명 중 8명이 흡족해했다.

 주변의 높은 만족도에도 불구하고 유학을 결심하지 못하는 이유는 뭘까. 유학을 고민 중이라는 부모 대다수가 경제적 부담(31.2%)을 망설이는 이유로 꼽았다. 현지에서의 적응(27.5%)이나 유학 후 누리는 혜택이 별로일 것(17.4%)이라는 우려도 있었다. 홍 실장은 “경제 사정 때문에 강남에서도 미국 대신 필리핀행을 택하는 수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김성탁·전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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