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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심, 글로벌 지역 맞춤 마케팅 … 올해 수출 30% 늘린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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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7면

영국 런던의 수퍼마켓 체인 ‘더 코퍼레이션’에서 최근 열린 샘플링 행사에서 현지인들이 농심 영국 법인이 무료로 나눠준 신라면 컵라면을 들고 즐거운 표정을 짓고 있다. [사진 농심]

지난 4월 10일 일본 도쿄의 대형 쇼핑몰인 베르사르 시부야 가든. 농심 신(辛)라면 로고로 차체를 감싼 캠핑카인 ‘신라면’ 키친카가 처음 공개됐다. 현지 언론과 파워블로거 등 200여 명이 즉석에서 조리를 할 수 있는 키친카에서 끓여낸 15종의 신라면 레시피를 맛봤다. 키친카는 요즘 도쿄·오사카·나고야 등 일본의 주요 번화가와 쇼핑몰을 돌며 신라면의 매운 맛을 일본 소비자들에게 알리고 있다.

 농심이 올해 해외 수출 목표를 지난해보다 30% 늘어난 5억7000만 달러(약 6600억원)로 잡으면서 대표제품 신라면을 중심으로 글로벌 판매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유통망을 현지 실정에 맞게 가져가고, 국가별로 마케팅도 차별화하고 있다.

 세계 라면 소비량의 절반을 차지하는 최대 라면 소비대국, 중국에선 올해 온라인을 집중 공략하는 전략을 세웠다. 농심 중국법인은 지난 4월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중국 ‘타오바오’에 ‘농심식품전문관’을 열었다. 신라면과 새우깡 등 50여 종의 제품을 판다. 이를 위해 마케팅·영업·물류 담당자로 구성된 온라인사업 전담팀도 신설했다. 타오바오에서 직영 판매하는 한국기업은 현재 삼성전자·락앤락·더페이스샵 등인데, 식품 쪽에선 농심이 유일하다. 프리미엄 전략도 고수한다. ‘캉스푸(康師傅)’ 등 중국 현지에선 최고급 라면이 2.2위안(약 420원)인데 비해 신라면은 이보다도 1.5배가량 비싼 3.5위안에 팔린다. 그럼에도 올해 중국 매출은 지난해보다 40% 가까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유럽과 미국 등 선진국 시장에서는 대형 유통업체를 집중 공략하고 있다. 지난 3월 미국 라면 생산라인을 한 해 4억4000만 개에서 5억5000만 개로 증설했다. 올 1월부터는 세계 최대 유통업체인 월마트와 직거래 계약을 맺고 미 전역 3600여 개 매장에 라면을 직접 공급하고 있다. 농심아메리카 신동엽 법인장은 “고가 정책, 대형 유통망 공략과 신라면블랙 모델인 싸이의 인기를 결합해 3년 내에 미국 라면시장 점유율 2위로 올라선다는 계획을 세웠다”고 밝혔다.

 유럽에서도 영국 4대 메이저 유통회사 중 ‘모리슨’과 ‘아스다’ 등 두 곳에 공급 계약을 이미 체결했다. 나머지 2곳인 ‘테스코’와 ‘세인즈베리’와도 올해 안에 공급 계약을 맺는다는 계획이다. 농심 라면이 진열되는 장소도 초기 ‘에스닉 존(외국식품매장)’에서 ‘메인 누들존’으로 바뀌었다.

 올 2월부터는 잉글랜드 프로축구 2부리그 ‘윔블던 AFC’를 후원하는 등 스포츠 마케팅도 강화하고 있다.

 농심의 영국 매출은 2006년 64만 달러에서 지난해 403만 달러로 수직 상승했다. 농심 관계자는 “영국 내 4대 유통업체의 현지 시장 점유율이 70%에 육박해 이들을 모두 잡으면 앞으로 매출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라면 종주국 일본에선 한국 전통의 매운 맛을 알리는 현장 마케팅 전략을 쓰고 있다. 신라면 키친카도 그 일환이다. 작은 양을 선호하는 일본 사람들에게 맞춰 세계에서 유일하게 신라면 미니 사이즈도 내놨다. 삼각김밥이나 도시락 등과 함께 먹기에 적합한 양이다. 농심 재팬은 올해 매출 목표를 지난해보다 30% 늘려 잡고 있다.

 마케팅은 지역별로 특화하지만 맛은 세계 공통으로 똑같다. 미국 1개, 중국 3개의 해외 공장과 해외 수출용 부산 공장에서 만드는 신라면은 어디서 생산되든 맵기와 맛에서 똑같다. 농심 관계자는 “무슬림을 위한 할랄인증(이슬람 율법에 따라 도살·처리·가공) 신라면, 일본인을 위한 미니 사이즈 컵라면 등 형태는 다르지만 어디서 팔리든 신라면 맛은 똑같이 유지한다”고 설명했다.

최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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