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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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미국내의 흑백인종분규를 과장선전하는데 광분한 소련정부의 압력으로 2월초 「모스크바」의 「고골」극장에서공연된 미국작품 『밤의열기속에서』의 마지막 부분이 수정되었음이 밝혀졌다.
「미시시피」주의 조그마한 고을에서 살인사건이나던날밤 용의자로 잘못지목되어 경찰에검거된 북부 출신의 흑인형사 「팁스」가 백인들의 멸시를받으면서도 이에 굽히지않고 이사건을 민활하게 해결하여 결국 백인서장 「길스피」의 경의를 받는다. 이연극의 마지막 장면은 「길스피」가 경의의 표시로 떠나는 흑인형사 「팁스」의 가방을 들어다주고 악수를 청하는 것으로 되어있다.
그러나 「고골」극장의 공연에서는 이장면이 빠지고 기차를 타려는 「팁스」에게 「내레이터」가 『그쪽이 아니야 이 친구야, 흑인 객차는 뒤쪽에 붙어있어』라고 말하여 마지막까지 흑백인의 갈등은 해소되지 않은채로 끝나게 했다. 「베체츠나야·모스크바」지는 연극평을통해 다음과같이 말하고있다.
『「팁스」와 「길스피」는 공통된 대화의 광장을찾는다. 하지만 그로해서 부드러운 종말이 오지는못한다. 마지막 장면이 보여주는 높은 불협화음은 곧 미국처럼 날카로운 인종차별이 행해지는곳에서 피부색깔이 가져오는 장벽은 결코 넘을수없다는 사실을 다시한번 상기시켜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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