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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닉슨」유럽 방문|무엇이 기다리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리처드·닉슨」대통령은 오는 23일부터 3월2일까지 10일간 「유럽」방문길에 오르는데 영국의 「런던 타임즈」지와 미국의 「볼티모어·선」지는 이번 「닉슨」의 방구를 다음과 같이논평하고있다.

<런던타임즈=본사 독점전재>
미국의대통령된자는 언제나 영국에서 따뜻한 환영을 받을 가능성이 많다. 「리처드·닉슨」미국대통령도 이달말 이곳에 도착하면 환대받는다는이러한 일반적규칙을 즉각알아차리게 될것이다.

<방문순서에신경>
대체로 보다 문제되는 것은 박두한 그의 방문이 일부의 고위인사들을 비롯한 각계각층의 사람들에게 불러일으키고있는 반응인것이다.
「닉슨」대통령의 여행예정계획에서 다른 방문국과의 관계에 비추어 「런던」이 차지하는 그의방문 순서에 영국의 위신과 중요성이 판명된다는 지난며칠간의 고릇알려진 인상보다 더 굴욕적이고 권위를 깎는것은 없다.
만일「닉슨」대통령이제일먼저 이나라를 방문한다면 그것은 우리나라가 제일가는 국가라는 뜻이될것이며 그가 맨나중에 방문한다면 마치 오래된 술을 식사의 마지막 순간에 내놓는것처럼 이나라가 최고의 국가라는것을 의미할것이다.

<되도록 논쟁회피>
「닉슨」대통령의 행동은 이런따위와는 아무관계도없다. 이것은 어린아이들의 자존심을 드러내려는 수작과 같은것인데 다행한것은 이나라 일반 국민들의 대다수는 그런수작에 말려들려는 생각을않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는 「닉슨」대통령이 이러한 쓸모없는 논쟁들에 눈을 돌리거나 이를기억하기에는 너무나 격식을 갖춘 인사일것임을희망하지 않을수없다.
그러나 그의 주의를끌것에 틀림없는 구주정세의 보다 심각한 일면이 있다.
「닉슨」대통령은 구주의 통합은 구주인자신들의문제라는 생각을 갖고 있는데 그러한 현실주의는 좋다. 하지만 그가 구주여행을통해 구주인들이스스로를 통합하려하고있는 특히 고무적인 징조를찾으려고 생각한다면 그는 실망할것이다.
미국이 평등한 조건으로 다룰수있을만큼 활력에차고 짜임새있고 균형된 정치적·경제적세력이라는 구주론은 지금보다 더빛을 잃었을때가 일찍없었다.
이와같이 사태의 최대원인은 「드골」정책이 「유럽」에가한 제도에있으며 이제도하에 「유럽」은 「프랑스」의 정치적지배를받는 6개국의 경제적인집단으로 제약받게되었다.


「유럽」공동시장에 가입하려는 영국의시도를 거부함으로써「프랑스」는구주공동체에 보다넓은 회원권과 정치적성격을 주려는 노력에 쐐기를박았다. 66년에 제시된 우리의 구공시가업신청은 아직도 탁자위에놓인채로있다. 그러나 72년까지「드골」의 집권이 예상되므로 아무래도 그 가입신청마저 그때까지는 별수없이 기다릴수밖에 없을것이다.
바로 이런 이유로해서 우리는 「프랑스」의 거부권을 극복하는 새로운정치적구주공동체안을 비공식적으로나마 「런던」에서 토의하고있는것이다. 이새로운 공동체는 영국뿐아니라 가입하고싶은 모든구주국가들이 참가할수있으며 이들은 또 공통의 금융·기술·외교·국방정책등에 관심을 가질수있을것이다. 「프랑스」가 분명히 가입을 거부할 이공동체는 「프랑스」의 초민족주의가 지금까지 구공시의 노력을 방해한것과 꼭같이 구주의 정치적통합을위해 노력할것이다.
「골리즘」이끝난 그따뜻한 분위기속에 어느때고 「유럽」의 두공동체는통합될것이다.
「유럽」에서 하나는 정치를 다루고 또 하나는 경제를 다루는 두개의평행사회가 받아들여질 수도 없다.

<연방제 징조없고>
더군다나 영국을 포함한 「유럽」의 어떤나라나 국민이 하나의완전한 연방제도로 움직이려는 징조는 없다.
먼 훗날 연방제도에의 움직임이 보일땐 미국과 통합된 「유럽」의 관계가 정식으로 규정지어질 것이다.
그때까지는 「프랑스」의 거부권을 축소시키려는현재의 정책이외에 다른실질적인 대응책은 없다. 다만 지난주 「룩셈부르크」에서합의된 서구동맹(영국과 EEC의 다른5개국의 접촉을존중하는)과 같은 방법이 가능할뿐이다.
그것은 「유럽」인들 스스로가 자기들끼리 도와주기를 바라는 「닉슨」대통령에게 약간의 위안을 주는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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