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크대 하수구 미끌미끌하면 세균 천지 됐다는 증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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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물쓰레기는 세계 유일하게 우리나라에서만 따로 분류한다. 환경부 폐자원관리과 김이광 사무관은 “우리 음식은 반찬 가짓수가 많아 음식물쓰레기 양이 많고, 국물 음식과 나트륨 함량이 높아 따로 분리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음식물쓰레기는 80% 이상이 수분이면서 쉽게 썩는 유기성 물질로 구성돼 있다. 물기만 빼도 쓰레기 양을 크게 줄이고, 세균·곰팡이·바이러스 등 미생물 번식도 막아 1석2조다.

지난 1일 ‘음식물쓰레기 종량제’가 시행됐다. 버린 만큼 수수료를 낸다. 가계 경제와 가족 건강을 지키는 음식물쓰레기 처리 노하우는 뭘까.

‘앱’으로 냉장고 관리하면 쓰레기량 줄어

분쇄건조식 음식물 처리기는 버릴 음식을 탈수시켜 건조, 분쇄한다. 부피를 80% 이상 줄일 수 있다. 사진은 분쇄건조 전(오른쪽)과 후. [김수정 기자]

가정에서 발생하는 음식물쓰레기는 유통·조리 때 나오는 찌꺼기(57%) > 먹고 남긴 음식물(30%) > 보관 폐기 식재료(9%) 순으로 많다. 소포장, 깔끔포장, 반가공 식재료를 구매하도록 한다. 식단을 미리 계획하고 유통기한을 고려해 식재료를 최소로 구입해도 쓰레기의 10%를 줄일 수 있다. 요리를 너무 많이 하면 버려지는 양도 많다. 조리할 땐 가족 식사량을 고려해 정량만 만든다. 계량기구를 사용하면 적정량을 조리할 수 있다.

냉장고를 정기적으로 정리한다. 날짜를 정해 수납 목록표를 작성해 붙여두면 냉장고 정리가 쉬워진다. 따로 표기하기가 힘들다면 스마트 앱 ‘우리집 냉장고’를 활용해보자. 환경부가 1월 출시한 이 앱은 저장식품 관리부터 유통기한 관리까지 앱을 통해 냉장고 안의 식재료를 쉽게 관리할 수 있다. 자투리 식재료는 따로 모아 보관한다. 쓰고 남은 재료를 한 곳에 모아두면 다음에 쓸 때 편리하고 알뜰하게 사용할 수 있다.

남은 음식이나 냉장고에 방치된 자투리 식재료는 버리면 쓰레기지만 잘 활용하면 한 끼 식사를 해결할 수 있다. 먹고 남은 밥을 누룽지나 숭늉·식혜로 만들어보자.

생활쓰레기도 줄일 수 있다. 양파 껍질은 육수를 낼 때 사용하면 된다. 파뿌리와 귤 껍질은 감기 기운이 있을 때 달여먹는다. 달걀 껍데기는 화분에 넣어두면 산성화된 토양을 알칼리성으로 바꿔 식물을 잘 자라게 한다.

초파리는 과일 냄새만 맡아도 쏜살같이 날아온다. 고신대 보건환경학부 이동규 교수는 “초파리나 쉬파리·바퀴벌레 등 해충이 꼬이지 않게 하려면 과일을 깎거나 요리할 때 주방 창문을 닫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과일 껍질을 버리기 전에 물기를 말리려고 싱크대나 베란다에 오래 널어놓는 건 금물이다. 초파리가 꼬이기 때문. 이 교수는 “과일 껍질을 비닐봉지에 담아 어느 정도 쌓일 때까지 냉장고 안에 보관하면 부패도 막고 초파리도 차단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부피 80%까지 줄이는 처리기도 나와

무더운 여름철엔 미생물이 빨리 자란다. 따라서 음식물쓰레기통을 가급적 매일 비워줘야 한다. 단, 비닐을 깔았든 안 깔았든 음식물쓰레기통을 세척해줘야 세균 번식을 막을 수 있다. 서울시보건환경연구원 김정헌 식의약품부장은 “비닐을 씌웠다 해서 음식물 미생물이 비닐을 통과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라며 “쓰레기통을 비운 즉시 물 혹은 세제를 사용해 씻어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음식물쓰레기통을 씻은 뒤 햇볕에 30분 이상 말리면 금상첨화다. 살균력이 강한 자외선이 남아있는 미생물을 죽이기 때문이다.

음식물쓰레기를 비울 때는 위생 비닐장갑을 쓴다. 하지만 비닐 폐기물이 환경오염을 일으키는 게 문제다. 김 부장은 “맨손으로 음식물쓰레기를 잠깐 처리해도 무방하다”며 “흐르는 물에 손만 깨끗이 씻어도 미생물이 씻겨 내려간다”고 설명했다.

싱크대 하수구 구멍에도 음식물쓰레기가 자주 낀다. 미끌미끌해진다. 미생물이 번식했다는 증거다. 김 부장은 “기름기 있는 음식물찌꺼기가 있을 땐 주방세제로 씻어내면 된다”고 덧붙였다. 음식물쓰레기통 내부에 벌레가 자랐다거나 냄새가 지독할 때 살충제·탈취제를 뿌리면 일시적인 진정 효과는 있다. 하지만 음식물쓰레기 대부분이 퇴비나 사료로 쓰이므로 동식물에 위해 요인이 될 수 있다. 김 부장은 “쓰레기통을 자주 비우는 게 상책”이라고 언급했다.

세균·곰팡이 증식을 막기 위해 음식물 처리기를 이용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음식물 처리기는 단순건조식, 분쇄건조식, 냉동식이 있다. 단순건조식은 수분을 제거해 쓰레기를 50%가량 줄인다. 냉동식은 음식물 원형을 보존해주지만 부피 감량 효과는 없다. 분쇄건조식은 탈수·건조·분쇄 기능이 있으며 쓰레기를 80%이상 감량해 준다. 음식물쓰레기를 분말로 만들어 냄새가 없고 부피가 크게 준다. 분쇄건조식 음식물처리기는 환경마크와 K마크를 획득했는지, 소음이 없고 전기 절감 효과도 뛰어난지 확인한다.

글=정심교 기자
사진=김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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