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떴다방' 떴다…위례신도시 분양열기 후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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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주희기자] 6월 무더위를 무색케 하는 뜨거운 경쟁이었다. 21일 동시에 견본주택 문을 연 삼성물산의 래미안 위례신도시와 현대건설의 위례 힐스테이트 얘기다.

삼성물산은 서울 송파구 문정동 래미안 갤러리에, 현대건설은 강남구 도곡동 힐스테이트 갤러리에서 예비 청약자들을 맞이했다. 위례신도시에서 자존심을 가리는 두 아파트의 견본주택 현장을 다녀왔다.

“아가씨가 6번째야. 방금 양재역에서 거기 간다는 아줌마 한 명 데려다 주고 오는 길이거든. 오늘 같은 날이라면 택시 기사들도 땡큐지.”

견본주택 관람 시간 연장한 래미안 위례신도시

21일 오후 3시. 송파구 문정역 앞에서 만난 택시 운전자는 래미안 갤러리로 간다는 말에 엄지 손가락을 치켜 세웠다.

송파대로를 지나 도착한 갤러리 앞은 소위 ‘떴다방’이라 불리는 이동식 중개업소 들이 진을 치고 있었다. 대형 파라솔에 음료까지 준비한 이들은 견본주택 방문객 발길을 잡으며 호객행위를 했다.

이날 래미안 위례신도시 견본주택을 찾은 방문객 수는 1만 명. 오전 10시 입장부터 몰려와 인산인해를 이뤘다. 오전 시간만 3500명이 다녀간 것으로 집계됐다. 삼성물산의 임홍상 분양소장은 “입구부터 견본주택이 있는 3층까지 줄이 늘어서고 준비한 팜플렛도 동이 날 정도”라며 오전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평일 늦은 오후시간임에도 견본주택 현장은 여전히 북새통이었다. 입구부터 빼곡히 들어선 상담 테이블에 뒤에는 상담 순서를 기다리는 예비 청약자들의 줄이 이어졌다. 방문객의 신발을 정리하는 아르바이트생들의 손은 바쁘게 돌아갔다.

중대형이니 만큼 이날 방문객들은 40~50대 중년층이 많았다. 동대문구 회기동에서 온 우종덕(56)씨는 “아들들이 이제 대학생이라 넓은 집으로 이사를 가야겠다고 생각했었는데 괜찮은 아파트가 나왔다고 해 아내와 함께 구경왔다”고 말했다.

흰머리가 희끗희끗한 노년층 부부들도 심심치 않게 보였다. 강동구 천호동의 하금주(62)씨는 “청량산이 가까운 점이 마음에 든다”며 입지조건 때문에 견본주택을 찾았다고 말했다.

삼성물산은 이날 이례적으로 오후 9시까지 관람시간을 연장했다. 오후 6시가 넘어서도 방문객이 급증했기 때문. 직장인부터 자녀의 손을 잡고 뒤늦게 들어온 주부 방문객도 있었다.

고객에게 직접 프레젠테이션 펼친 위례 힐스테이트

“역세권 아파트라 좋아요. 고객님 상담 한번 받아보세요.” 도곡동 현대건설의 힐스테이트 견본주택. 이 곳 역시 떴다방 업주들이 자리를 피고 방문객들에게 명함과 전단지를 나눠 주고 있었다.

오전 11시에 문을 연 힐스테이트 견본주택은 입장 시작부터 예비 청약자들이 대거 몰려 뜨거운 인기를 입증했다. 견본주택 개관 첫날 방문자 수는 5000여 명. 청약상담을 받으려면 20분 이상을 기다릴 정도였다.

현대물산의 김지한 분양소장은 “평일임에도 5000여 명이 찾아와 견본주택을 둘러보고 청약 상담을 받았다”고 전했다. 오후 6시에는 뒤늦게 온 방문객들이 미처 입장 하지 못하는 일도 벌어졌다. 한 여성은 갤러리 주차장까지 내려가 경비원에게 폐관시간을 확인하며 발을 동동굴리기도 했다.

위례힐스테이트는 래미안 위례신도시와 주택면적은 같지만 내부구조가 다양해 특히 주부층 반응이 좋았다. 자녀와 함께 견본주택을 찾은 동작구 노량진에 온 최미경(41)씨는 “내부 구조를 조금씩 다르게 해 주택형이 다양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힐스테이트 현장을 찾은 방문객은 래미안 위례신도시와 비슷한 연령대인 40~50대 방문객들이 가장 많았다. 자녀 손을 잡고 찾은 주부들이 많았다. 다음 날 22일에는 정수현 현대건설 사장은 22일 견본주택를 찾아 방문객에게 직접 프레젠테이션을 펼치는 행사도 열렸다.

서울 강남권에 들어서는 마지막 신도시인 위례신도시를 두고 펼치는 현대건설의 뜨거운 총력전이었다. 이날 힐스테이트 갤러리를 찾은 방문객은 1만5000명으로 집계됐다. 주말을 이용해 찾은 방문객들로 인산인해였다.

청약 일정 같아 예비 청약자 고민돼

두 아파트가 청약일정이 비슷해 수요자들은 고민에 빠졌다. 두 아파트 모두 선호도가 높은 브랜드 아파트기 때문이다. 게다가 입지조건도 비슷하고 중대형 아파트라 방문객들의 결정이 쉽지 않아 보인다.

래미안 위례신도시는 전용 99~134㎡ 410가구로 구성됐다. 테라스하우스·펜트하우스 등 다양한 타입으로 견본주택 개관 전 부터 많은 관심을 받았다. 위례 힐스테이트는 전용 99~110㎡에 가구수는 래미안 보다 211가구 더 많은 621가구다. 역세권 아파트라는 장점을 살려 직장인 수요자들에게 적극 어필했다.

강남구 개포동에서 온 주부 최윤영(45)씨는 “아침부터 부지런히 두 아파트 견본주택을 보고 왔다”며 “청약 일정이 비슷해 둘 중 하나 선택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최 씨는 “직장인 남편과 고등학생 아들이 있어 좀 더 생각을 해야할 것 같다”며 신중한 입장을 밝혔다.

실제로 두 아파트 견본주택 현장에는 최 씨처럼 고민하는 수요자들이 적지 않았다. 청약 일정이 같아 마음 굳히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청약일과 당첨자 발표일이 같아 중복 청약이 불가하기 때문이다.

3.3㎡당 분양가는 위례힐스테이트가 1698만원대, 래미안 위례신도시는 평균1718만원로 큰 차이가 없다. 인기가 좋은 99㎡형 분양가의 경우 래미안 위례신도시는 6억9060만원대, 위례 힐스테이트는 6억6913만원대로 책정됐다.

갈등하는 수요자의 마음을 잡기 위해 두 업체는 다양한 마케팅 전략과 이벤트을 펼쳤다. 힐스테이트는 역세권이라는 입지요건을 부각시켰다. 8호선 우남역 개통과 입주민 라이프스타일 맞춤형 설계로 견본주택 방문객의 눈길을 끌었다.

특히 주부들은 팜플렛과 아파트 모형을 꼼꼼히 살피며 비교했다. 기부행사인 행복 나눔 이벤트도 방문객들의 이목을 끌었다. 방문객들이 행사에 응모하면 응모한 인원 당 현대건설에서 응모객을 대신해 1000원씩 기부하는 이벤트다.

응모객이 많으면 많을수록 기부액은 많이 쌓여 복지단체를 통해 어려운 이웃에게 기부된다. 한편 삼성물산은 친환경 아파트와 입지를 강조했다. 위례신도시에서 펼쳐지는 라이벌 전은 오는 25∼27일 청약을 시작하고, 다음달 9∼11일 본격적인 계약에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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