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암국민교의 홍순식씨와 동국대 고익진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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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10일 시작된 국민학교 졸업식을 「스타트」로 본격적인 졸업 「시즌」
올해에도 7순 노인이 국민학교를 졸업하는가 하면 36세의 만학이 대학에서 수석 졸업을 차지하여 화재.

<36세의 불교과 수석|「고형」모르는 사람 없는 노장|영광 안고 "송구스럽다-고익진씨>
『동생들이 차지할 영광을 가로챘다고 비난이 자자합니다』 오는 28일 동국대학교 졸업식에서 평균 92.7로 수석 졸업하게 된 고익진씨(불교과 4년)는 나이 36새루 졸업생 8백70여명 중 수석을 차지한 소감을 『송구스럽다』고까지·표현했다.
고씨는 김여화씨(62·광주시 지원동 광늑사). 의 6남 매중 세째로 광주고를 지난54년·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했고, 대학서도 장학금으로만 공부한 우등생·광주고를 졸업하자 곧 전남의대에 진학 도규계에 종사하려던 어릴 때 꿈이 복막염으로 깨져 절에서 정양하면서 불교공부를 하게 된 것이 불교와 인연을 맺게 됐다는 고씨는 65년 32살 때 동국대에. 입학했다.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지병인 복막염으로 학업을 계속 못하고 남들보다 훨씬 늦게 대학생활을 하면서 나이 적은 동료로부터 『고형』이라 불려 속대에서 고형이라면 모를 사람이 없음 정도로 노장 대학생이었다. 졸업방학이라 시골에 내려가 있던 중에 중앙일보 보도로 자신의 수석 졸업을 알고 대학원 진학 준비 차 급히 상경한 고씨는 기쁨을 감추기 못하고 『재학 중 도움을 준 분들에게 이 영광을 돌리고 싶다』고 겸손해 했다.
앞으로 불교 술어에 대한 체계적 연구를 하기 위해 동대 대학원에 진학하겠다고 결심을 밝혀 다시 한번 노병의 의욕을 과시했다. 고씨는 영자신문인 동국 「포스트」지의 편집부장으로 학교활동에도 관여해 왔었는데 범어 역시 제일 잘했다고 한다.

<손자와 나란히 6년|시설물 관리·청소당번 도맡고|문제아 선도에도 앞장-홍순식 노인>
【장성】7순의 할아버지가 꼬마들과 함께 국민학교를 졸업했다.
10일 상오10시 강원도 삼척군 장성읍 철암국민학교 졸업식장에서는 홍순식 노인(74·장성읍 철암4리4반)이 손자 성덕군(12)과 나란히 졸업장과 함께 6년 개근상장을 받았다.
홍 노인은 63년 3월 3대 독자인·성덕군의 보호를 위해 등교했다가 차차 학교 일과에 흥미를 느껴 입학 허가를 받고 통학하게된 것.
홍 노인은 자신이 배우지 못 함으로써 받은 설움을 이겨내기 위해 학업에 열을 올리는 한편 학급 내 시설물 관리, 난로·청소 당번 뿐 아니라 담임 교사와 함께 집집을 방문. 문제아 선도에도 앞장서왔다.
이날 졸업식에서는 김상기 군 교육장도 홍 노인의 학구열을 찬양하는 표창장을 전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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