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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교육 첫걸음|입학전의 어린이 지도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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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초등학교 입학식이 앞으로 한달 남았다. 길고긴 교육과정의 첫관문을 들어서게 되는 어린이들은 어린이들대로 가슴설레고 어머니들 또한 설렘을 누를수 없는 요즈음 차분히 마음을가라앉혀 입학전 준비를 챙겨보자. 한임순(이대부국) 1학년 담임교사에게 얘기를 들어보았다.
어머니들은 우선 아이를 학교에 보낸다는 것이 어떤의미를 갖는 일인가를 한번즘 조용히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문자교육 이외에 더욱 중대한 각종 인간교육이 학교에서 이루어지고있으며 1학년 때야말로 그인간교육의 기본적인 틀이 짜여지는 시기라는 것을 인식한다면 자녀들의 입학준비는 좀더 양식있게 다루어질수 있을 것이다.

<경쟁심은 버리도록>
입학하자마자 다른 아이들과의 경젱에서 이겨야 된다는 무리한 욕심에서 한글 과숫자를 미리 가르쳐 학교에 보내는 부모들이 있는데 이것은 오히려 나쁜 영향을 줄 뿐이라고 교사들은 말하고 있다.

<이름쓸 정도면 넉넉>
자기이름과 부모의 이름을 한글로 쓸 수 있고 1에서10까지의 숫자를 쓰고 읽고 셀수있는 정도로 입학전 문자교육은 끝내는게 좋다. 글씨쓰기를 지도할때는 자녀들의 어린손을 생각해서 딱딱한 연필 대신 종이로 싼 색연필을 사용하게 하고 글자를 크게 쓰도록한다.
시계보는 법은 등교시간을 자기가 시계를 보고 알아낼 수 있는 정도까지만-. 어린이들 지능정도에서 시계라는 것은 상당히 복잡한 것이기 때문에 몇시몇분까지 알아맞히려면 오랫동안 배우고 또 배우지 않으면 안된다. 무리하게 야단치거나 내아이는 꼭 이것을 알아야한다는 집념을 갖지않도록 한다. 학교라는 공동단체 속에 들어가 어린이들이 가장 먼저 부딪치는 일은 일정한 시간을 지켜 그때 알맞은 행동만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먹고싶다고 아무 때나 음식을 먹을수 없으며 변소가고 싶다고 갈 수 없고 졸리다고 누울수 없는 학교생활을미리 알려주고 일정한 규칙생활을 훈련시켜 준다.

<부끄러운 기억없게>
특히 변소가는 일은 유의해서 지도하지 앉으면 안된다. 공부시간에는 안가는게 원칙이지만 가고 싶으면 부끄러워하지말고 선생님께 말하도록 가르쳐준다.
선생님 얘기가 너무 재미있어 변소가고 싶은 걸 억지로 참다가, 또는 말하기가 부끄러워참고 있다가 그대로 싸버리는 아이들이 가끔 나오는데, 이때 모두가 어린반 친구들은 사양없이 놀려대고 둘러싸 구경을 하고 하기 때문에 교사가 아무리 잘 처리해 무난하게 그 자리를 넘긴다 하더라도 본인에게는 평생을 두고 잊을수 없는 부끄러운 기억을 만들어주게죈다.

<즐거운 기대갖도록>
어머니는 미리 책상이나 서랍하나를 입학할 아이를 위해 마련해 주고 필통 책가방 연필같은 것을 차곡차곡 넣어주며 자기소유물에 대한 인식을 길러주는 한편 학교에 대한 상상을 즐거움속에 부풀리도록 배려해준다.
글이나 숫자를 가르치다가 잘모르거나 또 동생들 하고 싸울때『그따위짓하면 선생님한테 매맞아-.』 따위의 생각없는 야단은 치지않도록-. .어른들의 이무심한 한마디에 아이들은 만나지도 못한 선생님에게 공포감을 갖게되고 이런 인상은 오래도록 교사와 학생사이의 교통을 막게 할수도 있다.

<등교할땐 친구끼리>
아이를 학교에 데리고 다니는 일은 길 익힐 때까지만으로 끝낸다. 집주소와 부모이름을 기억하게 해서 길을 안 후에는 친구들끼리 어울러 다닐기회를 주는게 좋다. 학교까지 따라와창더머로 들여다보고 있는 어머니를 가진 아이는 어머니가 들여다볼때와 안볼 때 심한 이중성격을 나타내는게 보통이다. 학교와 교사에게 일정한 위임을 하는 마음자세가 특히 첫아이를 입학시키는 어머니들에게 필요하게된다.<장명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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