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G·동양 앞에만 서면…작아지는 LG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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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 선두 LG 세이커스가 유독 TG 엑써스와 동양 오리온스에 약한 면모를 보이고 있다.

LG의 김태환 감독은 "처음 한두 번은 억울하게 졌고, 그러다보니 선수들이 부담을 느껴 상대 페이스에 말렸다"며 "외국인 선수들이 TG 블로킹을 극복하기 시작했고, 동양 김승현과 힉스의 픽앤롤에 대한 답도 얻었다"고 말했다. 김감독은 "부담감만 없애면 우리가 당연히 우승한다"고 자신했다.

그렇더라도 통계는 무시할 수 없다. LG는 11일 현재 TG에 상대전적 5패, 동양에 1승4패로 몰려 있다.

전문가들은 특정팀에 대한 LG의 약점을 가드 강동희와 센터 라이언 페리맨 탓으로 여긴다. 동양과 TG를 만나면 LG의 중심선이 흔들린다는 얘기다.

평균 9.7득점, 5.7어시스트를 기록하면서 제2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는 강동희는 TG전에서는 평소의 절반(4.8득점, 3.2어시스트)밖에 못했다. 48%인 3점슛 성공률이 35%로 떨어지고 실책도 늘어났다. 그는 동양을 만날 때도 기록(8.0득점, 3.8어시스트)이 평소보다 처진다.

동양 김승현과의 대결도 부담스러운 듯하다. 현란한 테크니션인 김승현은 강동희와 스타일이 비슷하다. 송도고 후배이기도 하다. 그런 김승현에게 강동희가 밀린다. 기술은 크게 다르지 않지만 강동희의 노련미가 김승현의 스피드와 힘을 넘지 못한다.

페리맨도 TG와 동양을 만나서는 슛 성공률이 꼭 10%씩 떨어졌다. 자신과 스타일이 비슷하고 키가 큰 TG 데릭 존슨에 기가 죽는 느낌이다. 동양의 힉스를 만나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동양에서 힉스의 뒤를 받치던 페리맨이 힉스를 상대하려니 몸이 뻣뻣해질 만도 하다. 동양과의 경기에선 페리맨의 리바운드가 3개, 득점이 5점 줄어들었다.

일부 전문가는 "페리맨이 혼자 버티는 골밑으로는 절대 우승할 수 없다"고 장담하기도 한다.

성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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