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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체육인|웃음으로 맞는 새해 믿음의 사회 이룩하자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지난해 9월 서울에서 열린 제49회 전국체전의「마라톤」경기때 있은 일. 전북 육상연맹은 김주봉 김기운 두선수가 22킬로지점에 이르자 미리 길옆에 대기시켰던 온권석·황정용 두선수와 바꿔치기했다. 2등과 4등 입상. 그러나 비밀은 오래가지 않았다. 입상이 취소되고 망신만 톡톡히 당했다.
「아마·스포츠」정신을 외면한 체육인들의 이같은 속임수는 체전때마다 부정선수 소동을 일으켜 국민들의 불신과 빈축을 샀다.
부산동성고교 배구부 「코치」김봉수씨(25)와 졸업생 7명은 서울대신고교 교문옆 길목에 숨어있다가 대신고교로 「스카우트」되어 합숙훈련중이던 전동성고교 주장선수 박병래(19)군을 덥쳤다.
이들은 대신고교 수위 김일대씨(34)와 숙직교사 이순배씨(37)를 깨진 유리병으로 위협하고 박군을 회색「지프」에 싣고 어둠속으로 뺑소니쳤다 (66년3월12일).
「스카우트」경쟁때마다 학교간에 상식을 벗어난「더티·플레이」가 뒤따랐다.

<선수납치 소동도>
제5회 「아시아」경기대회의 한국선수단 단장이던 손기정씨는 선수단 해단식에 삭발한 모습으로 나타났다 (66년12월26일). 체육관계자들간의 대립으로 뜻하지않은 단장 감투를 쓴 손씨는 「방콕」에 도착한지 며칠만에 자기가 완전히 이름뿐인 단장임을 깨달았다. 단장은 선수단의 움직임, 숙소, 인원등 모든 활동에 관한 보고를 전혀 받지못했고 심지어 자신에게 할당된 활동비가 얼마인지도 몰랐다.

<지도자까지 불신>
체육회와 KOC의 두세력으로 갈라선 행정본부는 이들과 관계없는 손단장을 허수아비로 만들고 사사건건 말썽을 일으켰다. 이때문에 대회출전 몇시간을 남겨놓고 감독과 「코치」들이 행정본부에 대한 불신과 항의의 소동을 벌였고 선수들끼리 연판장을 돌리는 사태를 빛었다. 체육지도자들 사이의 불신과 대립은 국위를 걸고나선 국제대회에서까지 추태를 노출시켰다. 「멕시코」(제19회)「올림픽」은 출발전부터 말썽이었다.
「복싱」「라이트·플라이」급의 은「메달리스트」지용주선수는 우수선수훈련당시「코치」가 편파적이라는등의 이유로 태릉선수촌에서의 합숙훈련을 기피할 정도로 선수와 선수, 「코치」와 선수간에 불신이 연속됐다.
해외출전이 있을때마다 각경기단체와 체육계실력자들은 자기단체, 자기파의 선수를 한명이라도 더 보내기위해 주먹구구식의 추천을 하고, 체육회도 그들 나름으로 기준없는 손질을 했다하여 비난이 적지 않았다.

<땅에 떨어진 신용>
오는70년 서울에서 열리기로 됐던 제6회 「아시아」경기대회는 「재정상등 몇가지 이유」로 반납됐다. KOC가 막대한 유치비를 써가며 간신히 유치한것을 정부가 반납한것이지만 이같은 체육정책의 부재현상은 우리나라의 국제적신용을 여지없이 떨어뜨렸다.
김성집씨(대한체육회사무총장)는 체육계의 불신풍조를 없애자면 우선 『체육인들이 인격도야가 급선무』라고 말하면서 『기술이나 기량의 향상보다 체육인들의 자질향상이 앞서야한다』고 했다.
서윤복씨(서울 운동장장)는 『선후배 사이에 예의가 확립되고 체육인사들 사이의 인화가 이루어져야 올바른 체육의 발전이 있을수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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